[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해리 케인(잉글랜드)의 러시아월드컵 득점왕 등극이 유력해졌다. 다만 영양가 논란은 계속 되고 있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은 결승전 단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득점왕 경쟁에서는 케인이 한 발 앞서고 있다. 케인은 벨기에와의 3-4위전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그렇지만 6골을 기록하며 득점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경쟁자들과의 격차는 꽤 난다. 일단 득점 2위였던 로멜로 루카쿠(벨기에, 4골)은 더 이상 골을 넣지 못했다. 골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는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선수들 뿐. 그 중 최다 득점 선수는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과 킬리앙 음바페이다. 둘 다 3골을 넣었다. 결승전에서 최소한 해트트릭을 기록해야 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결승전의 무게감을 생각했을 때 득점왕 타이틀은 케인이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 영양가가 문제다. 케인은 6골 가운데 3골을 페널티킥으로 넣었다. 또한 6골 가운데 5골을 조별리그, 그것도 약팀인 튀니지전에서 2골, 파나마전에서 3골을 넣었다. 토너먼트에 올라와서는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단 한 골, 그것도 페널티킥으로 넣는데 그쳤다. 8강, 4강, 3-4위전에서 모두 침묵했다.
역대 득점왕들과 비교해봐도 케인의 '영양가'는 다소 떨어진다. 1930년 우루과이 대회부터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나온 득점왕 20명을 살펴봤다. 1962년 칠레 대회는 제외했다. 당시 득점왕은 4골을 넣은 6명이 차지했다. 의미가 크지 않았다. 나머지 20명 중에 케인처럼 전체 골의 50%를 페널티킥으로 기록한 선수는 딱 한 명 밖에 없었다. 1994년 공동 득점왕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였다. 나머지는 대부분 페널티킥 비중이 적었다. 케인으로서는 득점왕이 되고도 머쓱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역대 득점왕 가운데 가장 '영양가'가 좋은 선수는 누구였을까. 단연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브라질의 주포였던 호나우두라고 할 수 있다. 호나우두는 7경기를 뛰면서 총 8골을 넣었다. 모두 필드골이었다. 8강전을 제외한 전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특히 독일과의 결승전에서는 혼자 2골을 넣으며 2대0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1958년 스웨덴 대회 득점왕 쥐스트 퐁텐(프랑스)도 대단했다. 그는 6경기에서 13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당시 프랑스는 3위를 차지했다. 13골 모두 필드골이었다. 단일 대회 최다골 기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가장 영양가 떨어지는 득점왕은 누구일까. 1994년 미국 대회 공동 득점왕인 올레그 살렌코(러시아)이다. 살렌코는 6골을 뽑아냈다. 다만 6골 모두 조별리그에서 기록했다. 2차전에서 1골, 3차전에서 5골을 넣었다. 요즘 말로 하면 약팀을 상대로 한 '양민학살'이었다. 그 중 2골은 페널티킥골이었다. 러시아는 16강에 올라가지 못했고 살렌코도 추가골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