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해피엔딩은 맞았지만 '왜'와 '어떻게'가 사라진 반쪽 엔딩이었다.
지난 10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어바웃타임'(추혜미 극본, 김형식 연출) 마지막회에서는 더 이상 수명시계를 볼 수 없게 된 최미카(이성경)와 그에게 남은 생명의 시간을 다 주고도 살아남은 이도하(이상윤)이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복한 일상을 맞이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운명적이고 완전무결한 사랑의 힘으로 남은 목숨의 시간도 모두 무시한 채 살아남고 사랑을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해피엔딩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던 '어떻게'와 '왜'가 빠졌다.
16회를 의리로 지켜봐 왔던 1%대의 시청자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은 힘이 빠지는 전개에 하나 둘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개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사실상 '어바웃타임'은 단순 멜로물에 수명 시계를 볼 수 있는 능력자가 등장한다는 점을 얹어 시작한 판타지 멜로물이다. 긴 시간인 16회를 수명시계 때문에 이도하와 최미카가 헤어지고 눈물짓고 그럼에도 다시 직진해 사랑을 고백하고 서로의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을 그려내며 남은 시간, 시한부 인생 속에서 적절히 사랑하는 방법을 그려냈지만, 결말을 봤을 때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전부 무시한 채 '서로가 운명이니까 수명을 다 줘도 상관이 없고 결론은 해피엔딩입니다'로 끝나는 것이 의문이라는 것.
바꿔 말하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서 이도하와 최미카가 행복한 결말을 맞은 것은 축하하고 기뻐할 일임이 당연하지만, 그래서 대체 왜, 어떻게 최미카에게 남은 수명을 다 주고 트럭에 치이기까지 했던 이도하가 멀쩡히 살아 돌아오며 최미카가 수명시계를 어째서 더 이상 볼 수 없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얘기가 된다. 여기서 등장했던 것이 어린시절 최미카 할머니의 죽음. 당시 사고를 냈던 차량이 어린 이도하를 태웠던 차량이었다는 점과 성인이 된 두 사람이 스치며 최미카의 눈에 수명 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 등으로 둘이 운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부 시청자들의 평이다.
시작부터 주연급 배우의 성추문 하차와 더불어 삐걱였던 '어바웃타임'이었다. 시청률도 1%와 2%, 그리고 0%대를 고루 찍으며 1%의 시청자들과 의리를 지켜왔던 드라마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왜, 그래서 어떻게라는 의문만 남기고 마무리 됐지만, 자극 없이 편안하려 노력했던 드라마였음은 틀림없었고 배우들의 열연에도 시청자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중이다. 어찌됐든 말 많게 시작됐던 '어바웃타임'은 마무리됐고 다음 주부터는 '식샤를합시다 시즌3'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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