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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가 크로아티아로 떠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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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축구의 위기다.

좋은 선수들은 대학 대신 프로를 택하고 있다. 학점제까지 도입되며 여기저기 아우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양대가 색다른 도전을 통해 위기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한양대는 9일 크로아티아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24일까지 크로아티아에서 훈련을 이어가는 한양대는 NK고리카, 로코모티브 자그레브, 바르자빈, 슬라반 벨프르, 디나모 자그레브 등 크로아티아 프로팀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이번 전지훈련은 디나모 자그레브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 세계적인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의 친정팀으로 유명한 디나모 자그레브는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 단골 손님으로 출전하는 명문이다.

한양대와 유럽의 인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양대는 2015년 서영재(뒤스부르크)가 함부르크에 입단한 것을 계기로 함부르크와 MOU(양해 각서) 계약을 체결했다. 한양대는 2016년 함부르크의 초청으로 대학팀으로는 최초로 독일을 다녀왔다.

당시 한양대는 독일에서 함부르크, 장크 파울리 등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현지 스카우트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몇몇 선수들은 독일 구단의 제안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도 함부르크로 갈 예정이었지만, 서영재가 뒤셀도르프로 이적하며 상황이 애매해졌다. 이때 당시 한양대를 눈여겨 본 현지 에이전트가 디나모 쪽을 연결시켜줬고, 이번 전지훈련이 성사됐다. 대학팀이 크로아티아 전지훈련을 가는 것도 한양대가 처음이다.

정재권 한양대 감독의 적극적인 의지와 학교 측의 지원이 만든 결과물이다.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무대는 유럽이었다. 서영재는 테스트를 통해 함부르크에 진출했고, 올해 초에는 이현진이 슬로베니아 브레지체로 이적했다. 정 감독은 "디나모 쪽에서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도 지켜보는 선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귀뜸했다. 학교 측도 경비 등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섰다. 정 감독은 "영재 사례를 보고 학교 측에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번에도 학교가 아니었다면 크로아티아로 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양대의 도전은 위기의 대학 축구에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정 감독은 "매년 정례화 시키고싶은 생각도 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선수들이 새롭게 동기부여를 얻고, 한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