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케이윌이 원조가수로 '히든싱어'에 떴다. 모창 능력자로 출연한지 5년만에 원조가수로 출연해 박빙의 승부로 우승하고 감동까지 선사한 것.
8일 방송한 TBC '히든싱어5'에 등장한 케이윌은 "이 자리에 나와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히든싱어'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지난 2013년 '히든싱어'에서 김종국 모창 능력자로 출연했고, 휘성 편에서는 판정단으로 활약했다. 케이윌은 "가요계 큰 획을 그으신 선배님들이 많이 나와서 여기 나올 정도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현무는 " 케이윌씨가 큰 획을 그었다 히트곡이 많아 네 곡을 추리는 데 힘들었다"고 밝혔다.
드디어 시작한 1라운드. 케이윌은 2등으로 통과했다. 하지만 5인의 실력이 상당해 긴장감이 가득했다.
2라운드는 케이윌의 최대 고비. 2라운드 곡은 '니가 필요해'. "이 곡은 고음이 많아서 더 많은 혼선이 있을 것 같다"는 케이윌의 우려대로 노래가 끝나자 객석은 멘붕에 빠졌다.
MC 전현무는 "시즌 통 털어서 술렁거림이 가장 길었다"며 "또 케이윌이 나왔을 때 가장 많이 놀랐다는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결과는 그대로 반영됐다. 32표를 받은 도전자가 탈락한 가운데 케이윌은 31표를 받아 아슬아슬하게 2라운드를 통과한 것.
케이윌은 "노래를 부르면서도 좀 애매한데라고 생각했는데 재밌다. '니가 필요해'를 부르는걸 보면서 나오는걸 보면서 얼마나 도전자들이 많이 연습했을까 생각이 들어서 고맙다"며 "제 모창을 어떻게 할지를 되게 기대 많이 했는데 너무 좋다"고 행복해했다.
이날 케이윌은 6년만에 이 곡의 비하인드를 김도훈 작곡가에게 들었다. 김도훈 작곡가는 "사실 이 곡은 거미 씨에게 줬던 곡이다. 그때 준비하던 앨범이 무산되면서 일주일만에 케이윌에게 갔다. 키는 거의 안 낮추고 그대로 줬다. 케이윌이 잘 소화해줬다"고 말했다. 케이윌은 "이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 상상해보니 거미 씨 키에 되게 잘 맞을 것 같다"고 말하며 당황했다.
드디어 케이윌과 모창능력자 3인의 대결이 펼쳐진 3라운드에서는 케이윌 노래 '이러지마'가 울려퍼졌다. 마치 한 통에서 한 사람이 부르는 듯한 노래 실력에 객석은 또 술렁였다. 패널들은 3라운드가 끝나자 "케이윌 노래 너무 못해요" "노래 실력이 줄었다"며 항의했다.
결과가 나오기 전 케이윌은 도전자들의 팬심 어린 사연을 듣고 눈물을 쏟았다. 케이윌은 "전 늘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야하나. 멋진 노래를 부르는 아이돌 친구들이 많았고 그래서 더 노력했던 것 같다. 장르적으로 도전을 많이 했고 뭐든 기회가 있으면 열심히 했다. 그래야 나에게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다. 20년, 30년 지나도 내 노래를 많이 기억해줄까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저를 애정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감사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도전자들은 케이윌을 위해 연습한 '네 곁에'라는 곡을 환상의 하모니로 들려줬다. 노래를 듣던 케이윌은 북받치는 눈물을 쏟고 말았다. 그는 "이 곡은 제가 처음으로 작사 작곡을 온전히 해서 앨범에 올린 첫 곡"이라며 "저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을 위해 만든 진심을 담은 곡이었는데 저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들으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울었다.
3라운드 결과는 케이윌의 1등. 탈락자는 100표중에 37표를 받은 도전자였고, 패널들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 찍은 인물이었다. 소유는 "이번 히든싱어는 정말 이상하다. 라운드마다 순위가 확확 바뀐다. 이런 경우가 있었나"라고 물었고, 케이윌은 "제가 도전자로도 나오고 패널로도 출연했지만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누가 우승자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분들의 대결이다"라고 평가했다.
마지막 라운드 노래는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케이윌은 "이러나 저러나 다른 두 분이 더 잘하셨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송은이가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다른 분을 찍었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마지막까지 전현무의 깐족 진행은 계속됐다. "광고로 장난치지 않겠다. 우승자 얼굴을 화면에 띄우겠다"고 말한 전현무는 전광판을 가리켰고 케이윌의 얼굴이 떴다. 화면 속 케이윌은 "광고큐"라는 자막을 갖고 있어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마지막 승자는 케이윌이었다. 케이윌은 100표 중에 57표를 획득해 30표를 가진 2등 신인가수 정한을 제치고 최종 우승자가 됐다.
ly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