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중저가폰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페이) 탑재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중저가폰이 대거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페이 탑재 모델을 줄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출시한 제품 8개 중 알뜰폰인 X2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에 모두 LG페이를 적용했다. 지난해 G시리즈·V시리즈 등 프리미엄폰에만 LG페이를 지원됐지만 올해 나온 20만원대 제품인 LG X4, 30만원대 제품인 LG X5에도 LG페이가 적용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중가폰 갤럭시A8 스타, 갤럭시A6, 갤럭시J6 등 10만∼60만원대 제품에서 삼성페이를 탑재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올해 국내 출시한 10종의 스마트폰 중 삼성페이를 지원하는 제품은 갤럭시S9·플러스와 갤럭시A8 등 3종이 전부다. 갤럭시A8 스타는 6.3인치 베젤리스 디자인에 2400만.1600만 화소의 후면 듀얼카메라, 24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한 60만원대 준프리미엄폰임에도 삼성페이가 탑재되지 않았다. 지난해 출고가 30만원대인 저가폰 갤럭시J5, 갤럭시J7에도 삼성페이가 탑재된 것과 대조된다.
양사의 페이 활용 전략이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 공략 포인트를 서로 다르게 두고 있어 나타난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페이 사용자층을 일정 규모 확보한 만큼 중저가폰 비용 절감에 나서기 위한 차원으로 알려졌다. 중저가폰의 이용자가 주로 10대에 집중된 만큼 신용카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 페이 제외를 통해 제조비 절감에 나섰다는 것이다. 절감되는 비용 확대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폰의 가격 경쟁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는 것.
이에 비해 LG전자는 고급화 이미지를 스마트폰 경쟁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페이 서비스의 후발 주자인 만큼 가입자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다양한 사용처 확대를 바탕으로 통해 가입자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하반기 LG페이의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오프라인 결제를 서비스하고 온라인 결제 서비스나 ATM 기능 등을 지원하는 신용카드와 은행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업계의 경쟁력은 프리미엄급 제품에서 결정되게 되는 만큼 중저가폰 시장 공략에 대한 셀링 포인트는 다를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중저가폰의 본질인 가격에, LG전자는 다양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고객만족도 확대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LG전자 입장에선 삼성전자에 뒤쳐진 브랜드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페이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당장의 시장 점유율 확대보다 잠재적 소비층 공략까지도 염두에 두고 이뤄진 결정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