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28·대구)의 독특한 헤어 스타일, 그 속엔 아내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었다.
골키퍼 조현우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최고 스타다. 16강 진출 실패에도 조현우는 빛났다. 모든 게 완벽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외신도 주목했다. 생애 첫 월드컵. 조현우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 중 헤어스타일이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빳빳하게 힘 줘 가운데로 모아 날카롭게 세운 머리. 더 신기한 건 바로 '지속력.' 조현우는 90분 풀타임 소화 후에도 변함없는 스타일을 유지 한다. 얼핏 보면 경기 뛰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독특한 그만의 스타일, 외신은 '이상한 머리의 골키퍼'라고 표현했다. 네티즌도 신기할 따름.
독특한 조현우의 헤어스타일, 어떻게 탄생한 걸까. 그리고 몸을 날리는 숱한 선방 속에서도 한 치의 변화가 없는 '헤어 지속력'의 비밀은 뭘까.
시작은 '아내사랑'이다. 조현우는 "특별한 계기라기 보단 아내가 좋아해서 이 스타일을 하게 됐다. 이런 저런 머리를 해보다가 이 스타일을 했을 때 아내가 정말 좋아했다. 그래서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16년 12월 3살 연상 아내 이희영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지난해 8월엔 딸 하린을 얻었다.
'기능성'이 가미돼 있다. "멋을 중시하지만 경기에 도움도 돼야 한다. 어느 정도 길이가 있더라도 경기 중 머리가 풀어져 시야를 가리면 안 된다." 처음에는 머리를 길러 봤다. 시야를 가렸다. 짧은 머리도 해봤다. 하지만, 멋이 살지 않았다. 그래서 '절충'했다. 아내도 만족했다. 그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의 두 가지 비밀. '조현우 스타일'은 이렇게 탄생했다.
지속력은 어떻게 된 걸까. 수 년간 쌓아온 '손질 노하우'가 있다. "머리 만지는 데 1~2분이면 충분하다." 전쟁 같은 90분을 견디는 머리를 단 1~2분 만에? 그는 "일단 드라이가 중요하다. 손질 전 드라이를 꼼꼼하게 하고 왁스를 바른다. 그 다음 스프레이까지 뿌리면 고정된다"며 "정확한 왁스 상품까진 밝힐 수 없다.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며 웃었다.
다른 스타일로 바꿀 생각 전혀 없다. 조현우는 "이 머리를 하고 뛰는 것을 아내가 좋아한다. 계속 스타일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4년 뒤에도 '이상한 머리의 한국 골키퍼'는 계속된다. 전 세계 축구팬의 시선을 끌 것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