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미스 함무라비'가 매회 현실적인 고민을 도우며 누군가에게 '인생드라마'로 자리잡고 있다.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문유석 극본, 곽정환 연출)는 탄탄한 법정 스토리와 공감되는 사연들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현직 판사인 문유석 판사가 집필을 맡아 현실 세상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 그리고 재판의 이야기를 현실감 넘치게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는 끊임없이 고민할 거리를 전하는 드라마가 됐다.
지난 2일 방송된 12회에서는 '징역 5년형'의 무게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주폭 노인'과 수백억대 업무상 횡령 배임 혐의의 재벌 회장이 같은 형량인 징역 5년을 선고 받는 모습이 그려지며 판사들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고민할 거리를 제공한 것. 이날 방송에서 그려진 주폭 노인 사건의 노인은 전과 26범으로 무시무시한 죄명을 갖고 있었지만, 죄질은 현실적이었다.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주폭노인은 술로 사고를 쳐 징역을 살게됐고 복역 후 돌아왔을 때에는 어머니가 자살한 뒤였다. 이에 술을 마실 수 밖에 없었다는 사연을 갖고 있었다.
이에 대해 박차오름(고아라)과 임바른(김명수)은 사건을 두고 고민했다. 법원이 강한 자에게는 강하고 약한 자에게는 약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있는 박차오름은 사람의 죄보다는 처한 상황에 대해 주목했다. 그러나 임바른은 상황이 힘들다고 해서 모두가 행패를 부리지는 않는다고 맞섰다. 법정에서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취급을 해야 한다는 것이 임바른의 원칙이었다. 실제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반으로 나뉠 만한 사건이었다.
임바른은 주폭 노인 사건에 대해 치료감호소 처분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결국 예산 부족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징역 3년 6개월형을 선고했다. 집행유예 1년 6개월이 더해져 총 5년을 복역하게 됐음에도 무기징역을 받을까 걱정하던 주폭노인은 오히려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현실적으로 맞는 이야기였다. 무관한 피해자가 생긴 주폭 노인 사건은 결코 묵과해서는 안됐을 일. 그러나 사람을 그렇게 만든 '가난'과 술을 마실 수 밖에 없도록 사람을 내모는 현실에도 시선을 주며 시청자들에게 고민의 시간을 선사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주폭 노인과 수백억대 업무상 횡령 배임 혐의의 재벌가 회장이 같은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모습이 그려진 것. 누구의 죄가 더 무거운지, 두 죄가 같은 무게에 속하는지에 대한 고민들이 임바른을 감싸며 그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그려지기도 했다. 현실적인 그림을 그려내는 '미스 함무라비'의 특기이자 장기였다.
시청자들은 '미스 함무라비'가 보여주는 현실들에 대해 "아직 더 담을 것이 남았다"는 반응이다.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그려지며 사이다 드라마이자 공익 드라마로 손꼽히고 있는 '미스 함무라비'의 시즌제가 시급하다는 것. 종영까지 단 3회만이 남은 상황. 시청자들에게 '인생 드라마'로 손꼽히는 '미스 함무라비'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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