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은 최근 모자에 '66'이라는 번호를 새겨놓고 있다.
동료 김상호(29)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였다. 김상호는 지난 5월 25일 이천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군리그 경기 도중 경련을 일으켰다. 검진 결과 좌측 전두엽에 3㎝ 가량의 종양이 발견됐고 이달 초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는 최종 진단을 받았다. 롯데 구단 측은 '병원 측에서 제거 수술이 필요하지만 운동적 기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부위이기 때문에 수술 시 복귀가 가능하다는 소견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상호는 장충고와 고려대를 거쳐 지난 2012년 롯데 7라운드 64순위로 입단, 프로에 데뷔했다. 1군 통산 277경기에 출전해 523타수 140안타(7홈런), 타율 2할6푼8리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114경기를 뛰면서 주전으로 도약했고, 지난해에도 80경기에 출전한 바 있다. 올 시즌 2군에서 1군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롯데는 3일 "김상호가 하루 전 수술을 잘 마쳤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장종희 교수 집도 아래 수술을 받은 김상호는 양호한 회복 상태로 중환자실을 거치지 않고 집중치료실에서 회복 중이다. 언어, 신체 움직임에 이상이 없고 수술 후 CT촬영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날 수술을 통해 제거한 종양 조직검사 결과가 3~7일 후에 나오면 관련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상호는 수술 하루 만인 3일 직접 휴대폰을 통해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예상보다 경과가 좋아 다행스럽다"며 "김상호가 빠르면 오는 10~11일 사이에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 상태에 따라 다소 기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상호는 수술 전 "진단을 받고 많이 당황스러웠다. 무엇보다 야구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다"며 "다행히 운동에 크게 관련 없는 분위고 수술 후 복귀가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더 열심히 하겠다는 오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갑작스런 상황임에도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구단의 수술비 지원 등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며 "빨리 나아서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걱정하시지 말란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상호의 투병 소식을 전해들은 조원우 감독 및 코칭스태프, 선수단 전원은 이후 '66'을 모자에 새겨놓고 쾌유를 기원했다. 김상호의 활약상을 기원하는 롯데 팬들의 응원 메시지도 쇄도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회복에 시동을 건 김상호의 쾌유를 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