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K리거들이 한데 모여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뒷담화를 털어놓았다. 이 태극전사들은 조별리그를 1승2패로 마무리했다. 조 3위로 목표였던 16강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마지막 독일전서 2대0 승리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들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 모였다. 풀백 이 용(전북 현대) 공격수 문선민(인천) 중앙 수비수 윤영선(성남) 주세종(아산 무궁화)이 이번 주말(7~8일) K리그 재개를 앞두고 한 자리에 모였다.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 나간 한국 월드컵대표팀 중 K리거는 12명이었다. 이 중 4명이 재개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월드컵 뒷얘기와 소속팀 유니폼을 갈아입고 K리그에 다시 뛰는 각오를 밝혔다.
주전 이 용은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에 전부 선발로 출전했다. 그는 "독일전에서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독일전에서 맞은 사타구니(크로스가 킥한 공이 이 용 사타구니를 강타한 것)는 괜찮다. K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것이다"면서 "우리 입장에선 이번 조별리그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에서 VAR(비디오판독) 효과를 보지 못해 피해를 입었다. 장현수와 김민우가 유독 많은 질타를 받았다. 그 친구들은 핸드폰에서 포털 어플을 지우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윤영선은 마지막 독일전에 선발 출전해 몸을 던지는 육탄방어로 2대0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조별리그서 우리 수비력에 7~8점을 주고 싶다. 골키퍼 조현우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조현우가 없었다면 더 많은 실점을 했을 것이다"면서 "외질 크로스(이상 독일)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실력을 겨룬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3경기 모두 선발 출전한 골키퍼 조현우는 스웨덴전(0대1 패)과 독일전 슈퍼세이브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문선민은 멕시코전과 독일전에 연속 선발 출전, 기대이상의 경기력으로 팀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월드컵을 하고 돌아오니 제 (넓은) 이마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저부터 K리그 홍보를 하고 있다. 좋은 경기력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자신의 '관제탑' 골세리머니를 보여주기도 했다.
주세종은 독일전에 교체 출전해 손흥민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했다. 그는 "(손)흥민이도 너무 길게 찬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아니면 못잡을 거라고 했다. 많이 분들이 안 믿겠지만 흥민에게 패스한 거다. 흥민이가 잘 받아 먹었다"고 말했다.
전북은 7일 인천과 홈(전주)에서 대결한다. 문선민은 1위 전북 상대로 "발에 땀나도록 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K리그2(2부)성남은 7일 서울 이랜드와, 아산은 안산과 맞대결한다. K리그2에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윤영선과 주세종은 서로 밀리지 않을 것이라며 1위 사수의 의지를 보였다.
K리거들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세밀한 플레이'를 보완점으로 꼽았다. 정확한 패싱력과 볼소유 능력 그리고 역습을 전개할 때의 정교함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