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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불펜변화 선택, 왜 신재영이 아닌 김동준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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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신재영보다 김동준이었을까.

넥센 히어로즈는 지금 사실상 후반기 대반전을 위한 전력 재정비에 들어가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전반기는 현상 유지를 하면서 부상 선수등이 돌아오는 후반기에 본격적인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체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도 데려왔고, 불펜 정리도 일단 완료했다. 불펜 약화 현상으로 고민하던 장정석 감독은 일단 임시 선발로 나와 가능성을 보여준 김동준을 불펜으로 보내고, 신재영을 선발에 남겼다.

이 같은 결정에 관해 의문점을 제기하는 넥센 팬들이 적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신재영이 갖고 있는 고질적인 증세 때문이다. 신재영은 시즌 내내 오른손 중지 끝부분의 물집 증세로 고생하고 있다. 투구수가 많아질수록 빨리 손가락 끝에 물집이 잡히고, 조금만 더 던지면 물집이 터지면서 피부가 벗겨지는 현상이다. 기본적으로 손에 땀이 많이 나서 생기는 질환인데, 보통 투구수 기준 60~70개를 넘기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그래서 초반에는 7~8이닝 페이스로 호투하다가도 5회를 간신히 채우고 내려오는 경우가 자주 벌어진다.

때문에 차라리 경험이나 기량은 좀 떨어지더라도 신재영보다 구위가 좋고, 손가락 물집 증세도 없는 김동준에게 선발 기회를 주는 방안이 낫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내부적으로도 검토된 적이 있다. 하지만 결론은 역시 신재영에게 선발임무를 부여하는 쪽으로 났다. 선발로서의 김동준을 신뢰하지 못 해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현 시점에서 각자 가장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보직이 '신재영-선발, 김동준-불펜'이라고 판단했다.

일단 이유는 신재영이 불펜으로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테스트를 해봤는데, 선발보다 오히려 불펜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구위가 강력하지 않기 때문. 신재영은 현재 패스트볼 최고구속이 140㎞ 초반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구종도 패스트볼-슬라이더로 단조롭다. 그래서 짧은 이닝에 전력 투구를 해야 하는 불펜과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 차라리 선발로 내보내 편안하게 볼카운트 싸움을 유도하는 게 낫다. 게다가 손가락 물집도 며칠만 쉬면 금세 회복돼 극복할 수 있는 이슈다.

결국 불펜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면 김동준이 한층 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장 감독은 "김동준도 분명 좋은 선발감이다. 앞으로 다시 선발 기회를 얻게 될 날이 올 것"이라며 김동준이 향후 넥센 마운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