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홈과 원정간 경기력 차이가 가장 큰 팀은 LG 트윈스이다.
보통 홈경기 승률이 원정보다 높기 마련인데, LG는 그 격차가 혀를 내두르게 한다. 2일 현재 LG는 81경기에서 44승36패1무(승률 0.550)로 4위를 달리고 있다. 홈 승률은 7할1푼8리(28승11패1무)로 10개팀 중 2위다. 선두인 두산 베어스의 홈 승률 7할3푼(27승10패)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원정 승률은 3할9푼(16승25패)으로 최하위 NC 다이노스(0.314) 다음으로 낮다.
홈과 원정 승률 차이가 3할2푼8리나 된다. 이 격차가 LG 다음으로 큰 팀은 KIA 타이거즈다. KIA는 홈에서 5할6푼8리(21승16패), 원정에서 4할1푼(16승23패)의 성적을 올려 1할5푼8리의 차이를 보인다.
우연의 결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원정에서 유별나게 약세를 보인다면 남은 레이스에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광주와 대전에서는 올시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4월 17~19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 경기에서 3패를 당했고, 5월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3경기를 모두 내줬다. 광주 경기에서는 셋업맨 진해수와 김지용이 부진했고, 대전 경기에서는 둘째날 마무리 정찬헌이 끝내기 안타를 맞아 충격이 컸다. 특히 대전 한화전은 올시즌 최다인 8연패가 이어진 기간이었다.
이밖에 인천 문학구장에서 1승4패, 두산과의 잠실 원정에서 2패, 고척스카이돔 1승2패, 수원구장 1승2패, 청주구장 1승2패를 각각 기록했다. 결과론이지만 한화와의 원정 6경기에서 1승5패로 부진했던 게 현재 2위 싸움에서 밀리는 판세가 되고 말았다. 반면 롯데 자이언츠와의 부산 사직구장 경기에서 5승1패로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고, 포항에서 2승1패,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2승1패를 각각 올리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를 위닝시리즈로 이어갔다.
투수들이 구장에 따라 심한 기복을 보인다는 게 문제다. LG의 홈과 원정 평균자책점을 보면 그 차이가 너무도 크다. 홈에서는 3.37, 원정에서는 5.77을 기록했다. 홈에서는 1위인데, 원정에서는 KIA(5.96) 다음으로 나쁘다. 원투 펀치인 헨리 소사와 타일러 윌슨도 예외가 아니다.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소사는 홈에서 1.65, 원정에서 3.57, 윌슨은 홈에서 2.22, 원정에서 3.88을 각각 기록했다. 정찬헌도 홈에서 3승1패, 12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42로 호투했지만, 원정에서는 1승2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했다.
반면 타자들은 홈-원정 성적에 큰 차이가 없다. 팀타율이 홈에서 3할, 원정에서 2할9푼6리, 경기당 득점은 홈에서 5.55점, 원정에서 5.46점이었다. 팀 홈런은 홈에서 33개, 원정에서 47개를 때렸다.
물론 국내 최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기 때문에 홈 평균자책점이 더 좋을 수 밖에 없지만, 그 차이가 2.40으로 10개팀 가운데 가장 크다는 건 분명 문제가 된다. 같은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은 홈 평균자책점이 3.93, 원정 평균자책점이 5.39로 차이가 1.46 밖에 안된다.
2위 싸움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원정만 가면 움츠러드는 투수들의 어깨를 활짝 펴게 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