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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의 눈]'질적 우위' 브라질, 네이마르 빛낸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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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함께, 타인을 통해서 협력할 때 비로소 위대한 것이 탄생한다.'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의 명언이다. 축구에서도 타인(동료)과 협력은 필수다. 팀 전술과 에이스가 협력하면 승리가 더욱 가까워진다. 브라질이 그런 모습을 보였다. 브라질이 2일(한국시각) 열린 멕시코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박경훈 전주대 교수와 축구학과 분석팀은 브라질과 네이마르의 전술적 협력 과정을 분석했다.

4-2-3-1의 브라질은 4-3-3을 꺼낸 멕시코의 전방압박에 전반 중반까지 고전했다. 센터백부터 상대의 압박에 견제 당하며 패스를 통한 전진이 원활하지 못했다. 멕시코의 원톱인 치차리토가 브라질의 후방 빌드업의 축이 되는 카세미루에게 향하는 패스 길목을 집요하게 막아섰다. 볼이 측면으로 이동하면 윙어와 미드필더가 선수를 향하여 압박했다. 독일을 꺾을 때와 비슷한 움직임이었다.

1차적인 문제는 측면이다. 레프트백은 마르셀루의 부상으로 수비적인 풀백 루이즈가 출전했다. A매치 경험이 적은 편인 파그너는 알베스의 부상으로 이번 월드컵에 주전 라이트백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의 조합은 멕시코의 위협적인 윙포워드 로사노와 벨라에게 일대일 대결에서 확실한 우위가 아니었다. 경기에서도 멕시코의 전방압박에 풀백이 높이 전진하지 못하며 센터백과 일자라인을 유지하기도 했다.

결국 수비에서 공격라인까지의 거리가 멀어졌다. 카세미루의 측면을 향한 롱킥과, 쿠티뉴가 볼 배급을 풀기 위해서 깊이 내려서며 네이마르와 윌리안을 향한 볼 투입까진 가능했다. 하지만 풀백들은 여전히 밸런스만 유지하며 높이 전진하지 못 했다. 분석팀 데이터에 따르면 루이즈의 오버래핑 돌파는 90분 동안 단 1회에 불과했다. 측면의 네이마르와 윌리안이 상대 풀백의 타이트한 압박을 받으며 발생하는 멕시코의 측면 뒤 공간을 활용하지 못 했다.

흐름의 변화는 에이스가 이끌었다. 후반 11분 네이마르가 자신의 주특기인 왼쪽 측면에서 빠른 스피드로 페널티 아크를 향해서 드리블 했다. 멕시코의 라이트백 라윤과 수비형 미드필더 알바레즈가 동시에 끌려가며 왼쪽 측면에 빈 공간이 발생했다. 순간적으로 발바닥으로 눌러준 볼을 윌리안이 빈 공간을 향해서 영리하게 드리블 후 빠른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다. 네이마르는 드리블에 그치지 않고 끝까지 쇄도해서 자신의 발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골 이후 멕시코는 급해졌다. 득점을 위해서 미드필드진도 함께 전진하며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브라질은 에이스의 한 방으로, 상대의 전술적 약점이던 풀백의 제한적 움직임이 오히려 강점으로 변했다. 멕시코가 전진할수록 스스로 라인 사이의 공간을 노출했다. 브라질은 풀백이 굳이 전진하지 않아도, 벌어진 상대의 라인 사이 공간에서 네이마르와 윌리안, 쿠티뉴가 확실한 개인기량 우위로 경기를 주도했다.

'질적 우위'의 완성이었다. 브라질은 풀백이 높이 전진하지 못 하고, 멕시코의 빠른 수비조직 이동으로 경기 상황에서 거의 수적우위를 만들지 못 했다. 하지만 네이마르와 윌리안은 자신의 포지션에서 전반부터 상대를 확실히 압도했다. 일대일을 넘어서 두 명 이상의 수비를 붙게 만들었다. 축구에서 상대의 약점을 우리의 에이스와 직접적 대결을 만들어 흔드는 '질적 우위'를 만든 것이다.

동료들의 협력으로 가능했다. 아직 득점은 없지만 원톱 제수스의 헌신적인 전방압박, 파울리뉴와 카세미루의 폭발적 활동량과 빈틈없는 공격진과의 공간 유지 및 커버, 포백라인의 안정적인 수비조직력이 밑바탕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윌리안의 돌파 성공과 더 가벼워진 드리블 돌파도 큰 몫이었다. 이들이 없었다면 네이마르도 수비에 더 많은 힘을 써야 했다. 네이마르에게 집중되는 수비에 드리블 공간 확보도 더 어려워졌을 것이다.

아르헨티나(메시)와 포르투갈(호날두)의 탈락에서 보았듯이, 한 명의 해결사에게 기대어 이길 수 있는 월드컵이 아니다. 네이마르는 종료 직전 추가골까지 관여했다. 멕시코의 조직력과 오소리오 감독의 용병술로 쉽게 막을 수 없는 선수라는 점을 증명했다. 8강에 진출한 브라질이 팀과 에이스가 서로 위대해지는 월드컵을 만들어낼지 기대를 모은다.

박경훈 전주대 교수, 축구학과 분석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