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월드컵 최고스타 조현우(27·대구FC)의 인기가 뜨겁다. 소속팀 대구FC는 창단 이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어리둥절해 하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현우 효과'가 얼마나 갈까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골키퍼 조현우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를 통해 스타로 급부상했다. 예상을 깨고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 놀라운 슈퍼세이브를 펼쳤다. 스웨덴전 슈퍼세이브에 이어 독일과의 마지막 3차전에서도 연이은 선방으로 2대0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조현우는 독일전 MVP에 해당하는 MOM(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 주요 미디어 선정 조별리그 베스트11에도 뽑혔다. 아직 때 이르지만 "유럽 클럽에 진출해도 된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또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차출 후보로도 하마평에 올라 조현우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9일 귀국한 조현우는 4일까지 휴가다. 5일 대구FC 선수단에 합류해 8일 FC서울과의 K리그1(1부) 경기 출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요즘 대구 구단은 '조현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의 높아진 이름값을 실감하고 있다. 조현우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고, 그의 유니폼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또 조현우의 헤어스타일, 뽀얀 피부 비결을 궁금해하는 뷰티 업체들의 전화까지 걸려온다. 이미 인터뷰 제안이 너무 많이 들어온 상황이라 구단 차원에서 개별 인터뷰가 불가능하다는 공식 입장을 정하기도 했다. 이번 주말 서울전에선 조현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가변 좌석은 일찌감치 매진되기도 했다.
이동준 대구FC 홍보팀장은 "조현우가 조별리그에서 선방을 펼쳤을 때 중국 인터넷에서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후 중국 화장품 업체 쪽에서 문의가 있었다. 조현우가 무슨 왁스를 사용하는지, 또 어떤 화장품을 사용하길래 저렇게 축구 선수가 흰 피부를 유지하는 지 궁금해했다. 또 어떤 선블록(선크림)을 사용하는 지도 물어왔다"고 전했다. 선수가 잘 하다보니 세세한게 죄다 관심사다. 조현우는 훌륭한 경기력 뿐 아니라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뽀얀 피부로 큰 주목을 받았다. 방송 중계를 본 팬 중 일부는 조현우가 격하게 공중볼을 다투는데도 헤어스타일이 전혀 망가지지 않는데 대해 의아해 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해외 유명 자동차업체에서도 조현우를 모델로 쓰고 싶다는 제안을 해왔다. 대구 구단은 아직 이런 제안들을 조현우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조현우 유니폼 판매량도 달라졌다. 대구 구단은 스웨덴전 직후 발 빠르게 조현우 친필사인 유니폼을 제작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사흘 만에 100벌 넘게 팔려나갔고 추가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조현우가 올해 유니폼 판매 1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 된다.
또 8일 오후 7시 대구스타디움에는 조현우를 보기 위한 많은 팬들이 몰릴 전망이다. 이미 서울과의 홈경기 가변석 DG존과 CGV존이 매진됐다. DG존은 조현우를 가장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300석 규모의 좌석이다. 승리의 하이파이브 등 다양한 스킨십 이벤트와 공연을 가장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다. 경기 당일 DG존에서는 조현우의 월드컵 출전을 축하하기 위한 카드섹션 행사가 진행된다. CGV존도 매진됐다고 한다. 2015시즌 처음 도입된 CGV존은 축구를 쾌적하게 관람하고 싶은 커플이나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대구 구단은 팬들의 조현우에 대한 높은 관심에 보답하고자 다양한 이벤트까지 준비했다. 대구 구단은 "친필사인 유니폼 특별판매 선착순 21명에게 플레이어 에스코트 혜택을 주기로 했는데 2시간도 안 돼 마감됐다. 구단 직원들이 갑자기 일이 많아져 기분 좋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팬들에게 나눠줄 조현우 사인까지 미리 준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 국가대표를 다수 배출한 유명 골키퍼 코치는 "조현우가 이번 월드컵에서 정말 좋은 활약을 펼친 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반짝 인기는 시간이 지나면 금방 시들게 마련이다. 조현우가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