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캐슬은 내 축구인생에서 마지막 유럽 도전이 될 선택이었다."
'캡틴' 기성용(29)이 이탈리아 AC밀란 등 빅클럽의 구애를 뿌리치고 뉴캐슬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기성용은 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뉴캐슬은 영국에서 역사가 깊은 팀이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팀들 중에 팬층이나 야망이 가장 컸다. 내 축구인생에서 마지막 유럽 도전이 될 선택이었다. 지금까지 뛴 팀들 중 가장 빅 클럽이다. 감독님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분이다. 배울 점이 많은 클럽이어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스완지시티와 결별을 선언한 기성용은 자유계약(FA) 신분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내 이적팀을 물색 중이었다. 런던을 연고로 하는 팀을 선호했다. 이미 시즌 전부터 이탈리아 AC밀란과 웨스트햄이 기성용을 원하고 있었고, 에버턴도 영입전에 가세했다. 그러나 기성용은 신중을 기했다. 그의 선택은 '뉴캐슬'이었다.
사실상 A대표팀 은퇴와도 연관성이 있는 결정이었다. 기성용은 "그 동안 유럽에 진출해 팀을 결정할 때 대표팀 신경을 많이 썼다. 경기에 많이 뛰기 위해 그런 팀들을 찾았었다. 이젠 월드컵이 끝났기 때문에 자유로운 마음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기성용의 주전경쟁은 가시밭길이다. 모하메드 디아메를 비롯해 스완지시티 옛 동료 존조 셀비, 이삭 하이든, 미켈 메리노 등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다만 메리노는 주전경쟁 실패와 향수병으로 뉴캐슬을 떠날 전망이다. 하이든은 아직 기량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기성용은 "EPL에서 경쟁은 항상 해야 한다. 지금까진 대표팀을 위해 많이 생각하고 결정하는데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졌다. 주전경쟁은 어느 팀을 가나 해야 한다. 이전 팀보다 강한 것도 사실이다. 그것보다는 내가 더 배울 수 있고 내 커리어에서 뉴캐슬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4년을 벼른 러시아월드컵은 시원섭섭하게 마무리됐다. 스웨덴, 멕시코에 연달아 패한 뒤 독일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정작 기성용은 부상으로 독일전을 뛰지 못했다. 다만 동료들이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이번 대회는 사실상 기성용의 마지막 월드컵이다. 2010년 남아공 대회부터 세 대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은 기성용은 몸 상태를 고려해 국가대표 은퇴를 바라보고 있다.
기성용은 1일(이하 한국시각)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귀국 인터뷰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아직 결정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의 정리는 했다. 주장으로서 그 동안 팀을 잘 이끌지 못한 책임감도 있었다. 또 대표팀이 많은 비난을 받을 때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이런 복합적인 요소가 은퇴를 고민하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혼자만의 결정은 아니다. 주변인과도 상의를 해야 한다. 은퇴 시기가 되면 내 입으로 얘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축구는 4년, 더 길게는 8년간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가야 한다. 과연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란 생각도 했다. 고민이 컸다"며 "지난 8년간 잦은 감독 교체로 대표팀이 어수선했던 건 사실이다. 주장으로서 짊어진 책임감이 무거웠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