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한국야구위원회)가 트레이드 뒷돈(미신고 금액)으로 물의를 일으킨 넥센 히어로즈에 제재금 처분을 내렸다.
KBO는 28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히어로즈에 5000만원, 히어로즈와 거래한 8개 구단에 각각 20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더불어 당시 히어로즈 구단 책임자였던 이장석 전 대표이사를 무기실격 처분하기로 했다.
히어로즈는 지난 2009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뤄진 23차례 트레이드에서 12차례, 총 131억5000만원의 뒷돈을 받았다. 이후 SK 와이번스를 제외한 8개 구단이 거래에 참여했음을 KBO에 자진 신고했다. KBO는 8개 구단이 제출한 관련 자료를 분석해 미신고 현금 트레이드 계약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를 꾸려 추가 조사를 했다.
KBO는 '조사 결과 히어로즈 관련 23건의 트레이드 중 이미 공개된 12건 외에 추가로 확인된 사례는 없다'며 '모든 트레이드가 회계상 법인 대 법인간의 정상적인 거래였음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들은 이번 조사에서 트레이드를 진행하면서 양 구단의 이해관계상 현금 부분을 축소 또는 미신고한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했다'면서도 '해당 금액이 특정 개인의 이익이나 비정상적인 경로로 지급된 것이 아닌 회계 처리상 정상적인 거래였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히어로즈 구단은 해당 금액은 구단 운영자금으로만 사용되었으며, 이전 검찰 조사에서 해당 내용이 확인되었다는 사실을 특조위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 전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와 개인 계좌 확인, 이 전 대표에 대한 면회를 통해 해당 뒷돈이 개인적인 유용 없이 구단 운영자금으로만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KBO의 제재금 부과 액수가 적다는 말이 들린다. 히어로즈가 131억원이 넘는 뒷돈을 받았음에도 제재금은 50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 앞서 KBO가 최초 언론 보도로 넥센이 받았던 6억원의 뒷돈을 전액 환수해 야구발전기금으로 활용한다는 조치를 밝힌 것과도 비교된다.
이에 대해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그동안 KBO가 구단에 내린 제재금 중 가장 큰 금액(2017년 3월 28일 NC 다이노스·선수단 관리 책임 소홀 제재금 5000만원)의 사례를 참고했다. 별도의 항소 절차는 없다"고 밝혔다.
KBO는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이면계약 전면금지 조항을 신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계약 관련 회계 자료 제출을 의무화 하고, 위반 시 계약 무효 뿐만 아니라 지명권 박탈과 제재금, 임직원 직무 정지 등의 조항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장 사무총장은 "세부 조항을 구체화 해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