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6·토트넘)의 두번째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한국은 마지막 독일에 지면서 3패로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하위를 기록했다. 3경기에서 3골에 터트렸다. 손흥민은 그중 2골을 터트렸다. 멕시코와의 2차전서 1골을 뽑았다. 후반 추가시간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포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독일전에서 후반 쐐기골을 박았다. 이로써 손흥민은 두번의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이 통산 최다골(3골, 박지성 안정환) 타이를 달성했다. 4년 후 카타르월드컵에서 기록 경신이 기대된다.
손흥민은 또 '울보'가 됐다. 그는 멕시코전을 마치고 펑펑 울었다. 독일전 종료 휘슬이 울리고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승리 후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비록 16강에 오르지 못했지마 거함 독일을 무너트렸다. 신태용 감독과 포옹하기 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두번째 월드컵에서도 손흥민은 우리나라를 16강으로 이끌지 못했다. 4년 전 '막내'였던 그는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가 됐지만 한국이 받아든 월드컵 최종 성적표는 달라지지 않았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머리를 노랗게 물들였던 손흥민은 알제리전(2대4 패)에서 월드컵 본선 첫 골을 넣었다. 러시아전(1대1 무)과 벨기에전(0대1 패)에도 선발 출전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러시아전 전반 좋은 슈팅 찬스를 잡았지만 긴장한 탓에 슈팅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했다. 펑펑 울어버린 그에게 '울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나는 브라질월드컵 때보다 나이를 좀더 먹었다. 4년전은 황희찬 같은 생각으로 월드컵에 나갔다. 자신감 넘쳤고 다 이길 것 같았다. 철이 없었다. 월드컵은 기대가 되지만 또 무섭다. 그런게 변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에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무서운 곳이다. 웬만한 준비를 해선 독일 멕시코 스웨덴 같은 세계적인 강호들을 제압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춘천에서 태어나 축구를 시작했지만 K리그를 거치지 않았다. 그가 프로의 맛을 본 곳은 독일 분데스리가다. 함부르크 구단이 어린 손흥민의 빠른 발에 반해 영입했다. 독일어를 가르쳤고, 분데스리가에 적응하도록 해줬다. 손흥민도 그런 구단의 기대에 매우 빠르게 반응했다. 빨리 2부 생활을 마감한 손흥민은 세시즌 만에 1부리그서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처음 경험했다. 그의 빠른 성장과 적응력에 놀랐다. 2013년 여름 레버쿠젠(독일)이 이적료 1000만유로를 함부르크에 지불하고 손흥민을 영입했다. 레버쿠젠에서 EPL 토트넘으로 이적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레버쿠젠에서 두 시즌 연속 10골 이상을 꾸준히 때려넣었다. 토트넘은 레버쿠젠에 2500만유로를 주고 손흥민을 모셔왔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을 통해 2년 만에 1500만유로를 남겼다. 손흥민 개인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만 오면 손흥민은 기가 죽고 울보가 된다. 그라운드에서 그는 외롭고 힘겹게 싸운다. 그와 호흡을 맞춰줄 수준의 선수가 지극히 적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곤 권창훈 염기훈 이근호 등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4년 후 카타르월드컵을 기약한다. 그런데 벌써부터 4년 후에도 월드컵 본선이 무서울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무서워만 할 건 아니다. 독일전 처럼만 한다면 그 어떤 상대로 무너트릴 수 있다는 확인했다 . 카잔(러시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