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채태인이 극적인 역전 만루포를 터트렸다. 모처럼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벤치의 기대에 200% 부흥하는 활약을 펼쳤다.
채태인은 28일 부산 넥센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팀의 간판 4번타자인 이대호의 체력 안배를 위해 롯데 조원우 감독은 전날 8회말 대타로 나와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보인 채태인을 선발 4번 타자로 출전시켰다. 조 감독은 "이대호도 너무 많이 뛰어서 휴식이 좀 필요하다. 마침 채태인도 어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기대했다.
조 감독의 선택이 맞았다. 채태인은 팀이 4-6으로 뒤지던 7회말 무사 만루 찬스에 타석에 나와 넥센 두 번째 투수 오주원을 상대로 극적인 홈런을 날렸다. 10구까지 간 풀카운트 승부였다. 오주원이 마지막 10구째로 선택한 구종은 패스트볼이었다. 시속 134㎞짜리 공이 바깥쪽 낮은 코스로 향했다. 그러나 채태인은 정확한 스윙으로 이 공을 퍼올렸다. 타구는 구장을 정확히 반으로 가르고 날아가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었다. 비거리 130m짜리 대형 만루포였다. 전날 스리런 홈런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승부를 뒤집는 역전포를 날렸다.
이 만루포는 올 시즌 23호이자 통산 823호, 채태인 개인 4호 홈런이었다. 올해 들어 채태인은 벌써 만루 홈런을 2개나 날렸다. 개인 시즌 1호이자 통산 3호는 지난 5월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전에 터졌다. 채태인이 고향 부산에서 그랜드슬램 제조기로 거듭난 셈이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