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켈리 공은 정말…."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릴 예정이던 28일 잠실구장. 경기 전 원정팀인 KT 김진욱 감독이 인터뷰를 하다 '괴물신인' 강백호를 불러세웠다. 김 감독은 종종 선수를 불러세워 반강제(?) 인터뷰를 시킨다.
김 감독은 상대팀이지만, 하루 전 경기에서 좋은 공을 뿌린 LG 타일러 윌슨에 공에 강한 인상을 받은 듯 했다. 윌슨은 KT전 선발로 등판해 5⅔이닝 11탈삼진 2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김 감독은 "백호 네가 윌슨 공이 어땠는지 직접 설명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강백호는 2타수 무안타 1사구를 기록한 윌슨에 대해 "직구가 그대로 들어오는 게 거의 없었다. 공이 끝에서 다 휘었다"고 설명했다. 윌슨의 주무기인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을 경험한 소감이었다. 윌슨은 지저분한 공끝으로 국내 무대에서 확실한 선발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배짱 좋은 강백호는 "커브는 직구 타이밍에서도 나가다 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그 투수 공을 보기 전이라면 정말 좋은 커브라고 생각했겠지만, 그 투수 커브를 본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위력이 덜해보였다"고 밝혔다.
강백호가 말한 그 투수는 바로 SK 와이번스 메릴 켈리. 켈리는 지난 24일 KT전에 선발로 등판해 6⅔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강백호는 팀이 이겼는데 왜 켈리를 치켜세웠을까. 강백호는 "구위 자체가 달랐다. 직구는 정말 힘이 있는데 낮게 깔려들어오고, 커브는 대처하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고 말하며 "실점, 안타 그런 것 상관 없이 공이 정말 좋았다. 몸쪽만 노리고 있었는데, 몸쪽으로 공이 와도 치지를 못했다. 여지껏 상대한 외국인 투수 중 최고는 켈리"라고 설명했다. 강백호는 당시 켈리를 상대로 2안타를 쳤었다. 하나는 행운의 내야안타, 또 하나는 중전안타였다.
윌슨 얘기로 시작했는데, 엉뚱하게도 켈리가 소환됐다. '괴물신인' 타자가 꼽은 최고의 투수는 켈리였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