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타자에 대한 예우가 예전만 못하다. 타고투저의 만연은 타율 인플레를 초래했다. 지난해는 3할타자가 33명, 2016년에는 무려 40명이나 됐다. 올시즌 두산 베어스의 팀타율은 3할3리, LG 트윈스 팀타율도 3할이다.
양의지(두산)와 안치홍(KIA 타이거즈)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4할타율을 상회했다. 세월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3할 타자가 좋은 타자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27일 현재 3할 타율 이상을 기록중인 선수는 모두 29명이다. 지난해도 이맘때 3할타자는 29명(시즌 최종 33명)이었다. 무더운 여름, 투수들이 지치면 타율은 전반적으로 상승무드를 탄다.
10년 연속 3할을 치고 있는 최다안타기록기 박용택(LG)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3할은 감격이다. 올시즌 생애 첫 3할에 도전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국내 선수 6명, 외국인 선수 2명. 이형종(LG) 노수광(SK 와이번스) 이성열(한화 이글스) 김헌곤 이원석(이상 삼성 라이온즈) 신본기(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SK)은 2시즌만에 첫 도전, 제라드 호잉(한화)은 올해가 첫해다.
이형종은 타율 3할6푼1리로 3위에 랭크돼 있다. 1위 양의지(0.383), 2위 안치홍(0.370) 바로 밑이다. 투수에서 타자로의 전향, 골프 외도 등 오랜 고민의 시간을 거쳐 만개했다. 야수 전환 3년만에 환희를 맛보고 있다. 류중일 LG 감독은 "타고난 센스가 남다르다. 가진 것이 많은 친구"라고 했다.
노수광은 5년차에 대단한 약진이다. 한화와 KIA를 거쳐 SK 정착 2년만에 더 발전했다. 지난해 타율 2할8푼5리 6홈런 39타점 16도루. 올해는 타율 3할2푼6리에 3홈런 23타점 10도루다.
이성열은 프로 15년째 베테랑이다. 타격에 눈을 떴다는 표현이 식상할 정도다. 올시즌 타율 3할2푼2리 16홈런 49타점으로 한화에선 없어선 안될 찬스포, 중심타선의 일원이 됐다. 지난해도 3할을 쳤지만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김헌곤은 프로 6년차에 첫 3할타율에 도전하고 있다. 타율 3할1푼3리에 7홈런 47타점. 장타력과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FA 2년째를 맞은 이원석은 2013년 두산 시절 3할1푼4리를 기록했지만 규정타석 미달. 지난해 18홈런은 비상한 조짐이었다. 올해는 타율 3할5리에 12홈런 51타점. 거포로 변신중이다.
롯데 '바른생활맨' 신본기는 타율 3할4리에 5홈런 4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프로 6시즌만에 훨씬 단단해진 모습이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할2푼4리로 다시 반등중이다.
여름이 고비다. 몇몇 선수들은 지친 투수들을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고, 반대로 스스로 지치는 경우도 있다. 첫 도전은 아무래도 노하우가 부족한 법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