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은메달을 지도한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직무대행과 김민정 전 국가대표감독이 "부당한 징계를 받았다"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다.
경상북도체육회 컬링팀은 22일 '김 전 직무대행과 김 감독은 20일 스포츠공정위에 재심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대표로 활약한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 '팀 킴'을 지도했다. '팀 킴'의 국가대표 활동 기간은 지난 3월 종료됐다. 김 감독의 부친인 김 전 직무대행은 '팀 킴' 등 경북체육회 컬링팀의 멘토로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을 지내다가 회장 공석 사태가 발생하자 직무대행을 맡았다.
그러나 이들은 14일 연맹 관리위원회의 징계를 받았다. 김 전 직무대행은 1년 6개월 자격정지를 받았다. 김 감독은 1년의 자격정지를 받았지만, 올림픽 공헌을 참작해 서면 경고로 감경됐다. 이에 이들 부녀는 "스포츠공정위 재심 결과에 따라 법원에 소송도 제기할 것"이라며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징계의 경중을 떠나 연맹이 내세운 징계 사유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연맹 관리위는 김 전 직무대행에 대해 지난해 연맹 회장 선거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내렸다. 연맹은 지난해 6월 8일부터 회장이 공석 상태다. 전임 회장이 자격 없는 선거인단을 통해 선출된 것으로 드러나 인준이 취소됐기 때문. 당시 연맹 부회장이었던 김 훈련원장은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이후 연맹은 60일 이내에 새 회장을 선출하지 못해 지난해 8월 대한체육회 정관에 따라 관리단체로 지정돼 자체 행정 기능을 상실했다.
김 전 직무대행은 "기존 사무처는 정부의 평창동계올림픽경기력향상지원단 존재를 은폐하는 등 국가대표팀에 대한 부실 지원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훈련에 집중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연맹이 관리단체로 지정된 데는 회장선거 문제뿐 아니라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조직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요구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 전 직무대행은 체육회의 조치사항에 따라 자정 노력을 했고,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훈련 지원에 노력했으며, 체육회가 60일 기한을 넘어 2017년 8월 25일까지 연맹 회장선거를 마치라고도 했다며 징계사유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연맹도 관리단체 지정 10개월, 올림픽 종료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회장선거를 못 하고 있다면서 '60일 내 회장선거'는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3월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과정에서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했다가 징계를 받았다. 그는 "심판에 항의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진 점은 있으나 '전 경기 경기장 밖으로 퇴장'이라는 심판 명령을 따랐기 때문에 불복을 사유로 징계를 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거친 항의의 이유가 된 심판의 자격 문제, 반복적인 석연치 않은 판정 문제에 대해서는 연맹이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다시금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김 감독은 "이 문제는 스포츠의 절대적 가치인 공정함과 정정당당함, 원칙 그리고 성차별에 대한 복합적인 문제라 생각한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결정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해 재심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맹은 여전히 회장 없이 대한체육회 관리단체 체제로 운영 중이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