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히든싱어5' 첫방부터 이변이 발생했다. 원조가수 강타가 4라운드에서 탈락, '여장' 공약을 수행하는 처지가 됐다. '책받침 강타' 김민창이 우승을 차지하며 '히든싱어5' 왕중왕전 출전 가격을 얻었다.
17일 JTBC '히든싱어 시즌5(이하 히든싱어5)' 첫방송에는 첫 원조가수로 H.O.T의 강타가 출연했다. 객석에는 토니안과 더불어 젝스키스의 강성훈-은지원, 소속사 SM후배 루나-효연, H.O.T팬을 자처하는 송은이-박지선 등이 함께 했다.
전현무는 "소속사 후배인 보아와 태연이 출연한 적이 있다. 얘기 해준 게 있냐"고 물었고, 강타는 "별 얘기 없었다. 한번 해보라고 하더라"고 답했다. 이에 전현무는 "그럴 거다. 그 두분도 탈탈 털리고 갔다"며 폭소했다.
이어 토니안은 "강타 보컬을 22년 동안 들었다. 너무 잘 맞출까 걱정된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강타는 "제가 커버한 팝송 들려줘도 모른다"며 일축했다. 은지원은 "특유의 비브라토가 있다. 숨소리만 들어도 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강타는 "제 모창 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며 "예전처럼 부르는 것도 연습해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6명 중 "가장 강타가 아닐 것 같은 사람"을 뽑는 1라운드 미션곡은 '캔디'였다. 강타는 "'캔디'를 사실 별로 안 좋아했다고 하던데"라는 말에 "전사의후예'가 데뷔곡이고 '캔디'는 후속곡이었다. 사실 저희는 강한 힙합전사의 모습을 더 원했다. 펑키한 노래에 반감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어 강타는 "하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여러분이 좋아하는 것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1라운드가 끝난 뒤 토니는 "강타 파트 부르는 강타는 수없이 들어봤는데, 문희준 파트를 부르는 강타 목소리는 22년만에 처음"이라며 당황했다. 1번에 35표, 4번에 32표가 쏟아졌다. 특히 젝스키스 은지원-강성훈을 비롯해 SM 후배 루나와 효연, 열성팬 박지선은 "4번은 강타가 아니다"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4번이 바로 강타였다. 강타는 3표 차이로 가까스로 '히든싱어' 역사상 최초의 원조가수 1라운드 탈락을 피했다. 강타는 "사실 제 파트가 아니다보니 너무 긴장했다. 평소보다 목소리에 힘이 두배는 들어간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토니안은 "술을 좀 마시고 노래방 가면 나오는 목소리"라며 어깨를 폈다. 탈락자는 '상문고 강타'로 현직 수학교사였다.
2라운드는 강타의 첫 솔로 데뷔곡이었던 '북극성'이었다. 강타는 '북극성'의 뮤직비디오가 등장하자 고개를 푹 숙였다. 강타가 직접 연출한 '여장' 컨셉트였기 때문. 강타는 "당시의 여장은 개인적인 흑역사"라면서도 "최종 라운드에서 60표 미만일시 여장을 하고, 북극성 1절 라이브 영상을 SNS에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솔로곡인 만큼 놀라우리만치 비슷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토니는 "5번 말곤 다 강타"라며 한숨을 쉰뒤, '진짜 강타'로는 1번을 골랐다. 반면 젝스키스는 "강타는 2번"이라며 웃었다. 이번에는 옛 동료보다 라이벌의 귀가 정확했다. 2번 부스에 있던 강타는 가장 적은 6표를 받아 원조 가수의 자존심을 세웠다.
탈락자는 '여심강타' 뮤지컬 배우 김휘구였다. 그는 1라운드에선 단 4표밖에 받지 않은 1위로, 말하는 목소리나 말버릇까지 강타와 흡사했다. 그는 "학창시절 축제 때 자주 부르던 노래가 '사랑은 기억보다'였다. 여자분들이 좋아하더라"라며 우상과 포옹, '성공한 덕후'의 감격을 드러냈다.
3라운드 미션곡은 '빛'이었다. 랩파트에는 H.O.T 멤버 이재원이 깜짝 등장, 객석의 환호를 받았다. 이윽고 강타가 3번 부스에서 등장하자 판정단에서는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만큼 큰 비명이 터졌다.
등장한 모창가수 빵집강타 차겨울, 토니 추천 강타 김형찬, 책받침 강타 김민창은 우상과 함께 하는 영광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책받침 강타 김민창은 H.O.T 본인들도 잘 몰랐던 당대의 굿즈들을 꺼내들며 애정을 과시했다. 그는 "IMF도 있었고 한창 힘들 때 힘이 되어주셨다. 제겐 첫 우상 같은 존재다.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만 같다"며 감격했다. 강타는 "당시엔 즐길 수 있는 노래를 만든 건데, 그게 힘이 됐다니 기쁘다"며 웃었다.
강타는 "여기서 저랑 똑같은 사람을 이렇게 많이 만날 줄 몰랐다"며 자신만만했던 방송 초반의 자신감을 잃어버린 모습을 보였다. 루나는 1-3라운드에서 모두 '강타가 아닐 것 같은 사람'으로 강타를 지목해 '강타 스나이퍼'로 등극했다.
이어 3라운드 판정 결과가 발표됐다. 놀랍게도 탈락자는 강타였다. 강타는 "단체곡이기도 하고, 고등학교 때 목소리가 대부분인데 그 소리를 다시 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들으면서도 내가 제일 안 똑같다고 생각했다. 멤버들에게 미안하고 팬분들께도 미안하다"며 민망해했다.
원조가수는 최종 라운드 전 탈락할 도 마지막 무대에 참여한다. 대신 원조 가수의 표는 사표 처리되며, 남은 표 중 1위를 차지한 출연자가 우승상금 2000만원의 주인공이 된다. 또한 강타가 앞서 내세운 '공약 수행 여부도 관심거리로 남았다.
4라운드 미션곡은 강타의 2집 타이틀곡이었던 '사랑은 기억보다'였다. 이에 대해 강타는 "2집 타이틀곡은 원래 '상록수'였는데, 1집 북극성보다 약하다는 평이 나와서 3일만에 신곡을 후다닥 만든 것"이라며 "그래서 제 스스로 가장 많이 안 불러본 노래기도 하다"라고 고백했다. 반면 장우람 트레이너는 "모창가수들은 가장 많이 연습한 노래"라고 설명했다.
이윽고 마치 한곡처럼 이어지는 역대급 모창의 연속에 판정단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9표를 받은 김형찬이 3위가 됐다. 이어 강타는 직접 우승자를 발표했다. '히든싱어5' 첫 우승자는 '책받침 강타' 김민창이었다. 차겨울은 "다들 열심히 준비했다.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김민창씨는 하루에 8시간씩 연습한 사람"이라며 웃었다.
강타는 자신의 열렬한 팬인 모창가수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히든싱어5' 2회 원조가수로는 전인권이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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