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날이 밝았다. 한국 축구가 '바이킹 군단' 스웨덴을 대적한다. 그들은 우리 태극전사 보다 키가 크다. 체격도 더 우람하다. 그렇지만 길고 짧은 건 공을 차보면 알 수 있다.
한국 축구는 4년을 기다려왔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서 1무2패로 탈락, 쓸쓸히 귀국했다. 당시 막내 손흥민은 눈 주변이 퉁퉁 부을 정도로 울었다. 아픔이 큰 월드컵이었다. 물론 스웨덴도 2006년 독일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본선에 올랐다. 이번 유럽지역 플레이오프에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까지 물리쳤다. 그들도 첫판 승리가 간절하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물러설 수 없다. 오직 승리만이 16강으로 가는 길을 단축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한국 축구 월드컵대표팀이 18일 오후 9시(한국시각)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서 스웨덴과 싸운다. 스웨덴은 FIFA랭킹 24위로 우리나라(57위) 보다 무려 33계단 위에 있다.
신태용호는 하루전 마지막 훈련까지 수비 조직력을 점검하면서 준비를 마쳤다. 신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자신의 축구 색깔을 잠시 접어두었다. 공격 컬러 보다 실점을 줄이는 걸 최우선으로 판단했다. 전력에서 약한 팀이 강팀을 잡기 위해 실점을 줄이는 건 필수적이다. 이영표 축구해설위원은 "(스웨덴전에서) 포백 스리백이 중요한 게 아니라 수비에 임하는 자세가 포인트다"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끝까지 스웨덴전에 나갈 태극호의 포메이션을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 조차 섣불리 포메이션을 점치지 못하고 있다. 상대팀 스웨덴도 한국이 어떻게 나올 지 헷갈리는 분위기다. 실제로 야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이 많고 빠르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부상자가 나왔고 그러면서 변화가 있었다. 우리도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내가 월드컵 경험이 없다고 주변에서 걱정하는데 떨리지 않고 무덤덤하다. 우리가 준비한 대로 잘 한다면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스웨덴의 전형은 4-4-2 포메이션으로 정해졌다. 베스트11도 다 노출이 됐다. 최전방에 베리-토이보넨, 중원에선 포르스베리와 라르손이 중심이다. 포백은 중앙에서 주장 그란크비스트와 린델로프가 중심을 잡는다. 스웨덴의 팀 컬러는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역습과 세트피스 공중볼 싸움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대표 은퇴하면서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안데르손 감독은 "우리는 준비가 완벽하게 됐다. 라인업도 정해졌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베테랑 수비수인 그란크비스트도 "한국과 싸울 준비가 다 됐다. 우리 수비를 100% 믿는다"면서 "한국에선 손흥민과 기성용이 위협적이지만 어느 한 선수에 집중하지 않고 팀 전체를 보고 있다. 한국은 빠르고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있다. 한국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스웨덴 대표팀은 이번 일전을 앞두고 정보전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신태용 감독은 감추려고 애썼다. 반면 스웨덴은 전력분석관을 오스트리아 레오강으로 보내 몰래 우리 팀의 훈련을 훔쳐보고 갔다. 안데르손 감독은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비공개인지 몰랐다면 뒤늦게 사과했다. 신태용호 주장 기성용은 "우리가 월드컵 본선 경험에선 스웨덴 선수들 보다 앞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일전, 한국과 스웨덴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앞서 같은 조의 독일과 멕시코전에선 예상을 깨트리고 멕시코가 1대0 승리했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첫판을 내주면서 F조의 16강행은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요동칠 수 있다. 니즈니 노브고로드(러시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