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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4경기 6홈런 12타점 '미친 번즈' 무슨 일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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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정도면 '미쳤다'라는 표현밖에 쓸 수 없을 것 같다. 흔히 쓰는 표현으로 선수 눈에 공이 수박 만하게 보이는 지도 모르겠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가 인천에서 황홀한 3일을 보냈다.

번즈는 1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다채로운 기록을 세우며 팀의 13대7 승리를 이끌었다.

일단 표면 성적으로는 5타수 2안타 5타점. 2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다. 아주 영양가가 높았다. 2회 도망가는 투런포를 때렸고, 3회 상대가 일찌감치 수건을 던지게 하는 쐐기 스리런포를 연이어 쳐냈다.

연타석 홈런이 아닌 3연타석 홈런이었다. 16일 SK전 마지막 타석에서도 홈런을 쳤었다. 한국 데뷔 후 첫 3연타석 홈런. 그리고 이날 연타석 홈런으로 4경기 연속 홈런기록까지 완성했다. 번즈는 14일 부산 홈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홈런을 시작으로 15일 SK전 멀티홈런, 그리고 16일 경기 마지막 타석에도 홈런을 추가했다. 최근 4경기로 따지면 15타수 8안타 6홈런 12타점의 놀라운 활약이다. 3회 두 번째 홈런으로 KBO리그 역대 5번째 팀 통산 3200홈런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는 건 보너스였다.

이렇게 미친 듯이 쳤는데도, 시즌 타율은 2할7푼3리(205타수 56안타)다. 그 전까지 타석에서 얼마나 부진했는지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 이미 여러 차례 교체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6월 들어 조금씩 살아나며 좋은 활약을 펼칠 때면 번즈는 "시즌은 길다"고 강조해왔다.

지금처럼만, 아니 지금 하는 것의 딱 절반 정도만 꾸준히 해준다면 롯데는 외국인 타자 교체 생각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한국 야구에 적응하지 못하며 부진하던 번즈가 살아나면서 롯데도 기적과 같은 후반기 반등으로 가을야구를 할 수 있었다. 롯데 입장에서는 '어게인 2017'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

번즈는 최근 상승세에 대해 얘기했다. 먼저 기술적인 부분. 번즈는 "큰 변화는 없었다. 다만 타격 코치님께서 항상 센터 라인으로 밀어치는 감을 유지하라고 강조하셨다. 이걸 잊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내 스트라이크존을 정해놓고, 코너로 오는 공은 버리고 노리는 공에만 집중하며 타격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심리적인 부분. 번즈는 "시즌 초 부진이 있었지만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믿고 기다려줬다. 자신감을 계속 심어주셨다. 나도 항상 잘하고 싶지만, 야구라는 게 참 쉽지 않다. 최근에는 결과가 좋으니 심리적으로도 편하다"고 말하며 "나도 장타력이 있는 타자라고 스스로 믿고 파워를 실어 치려고 하는 것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