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이 비공개인지 몰랐다.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하겠다."
'바이킹 군단' 스웨덴을 이끌고 있는 야네 안데르손 감독(57)은 스파이를 보내 한국 축구 월드컵대표팀을 염탐한 걸 인정했다. 그는 한국 대표팀의 훈련이 비공개였다는 걸 몰랐다며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현장에서 본 그는 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아주 태연했다. 입에선 사과라고 했지만 정보전이 판치는 살벌한 전쟁터에서 오해였고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이었다.
그는 "야콥센이 우리 팀의 한국 분석 담당이다. 연습이 비공개라는 걸 몰랐다. 멀리서 봤다. 사실 중요한 건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를 하겠다"고 말했다. 스웨덴 대표팀은 최근 신태용호의 오스트리아 레오강 훈련캠프에 분석관을 보내 몰래 훈련 과정을 지켜봤다. 스웨덴 언론이 보도했고, 안데르손 감독이 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스웨덴 안데르손 감독은 17일 한국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우리 경기력에 만족한다. 우리 준비에 만족한다. 25일 전에 모였다. 스톡홀름에서 처음 만났다. 부상자도 없었다. 건강 상태도 좋다. 우리 선수들 태도도 좋다. 상당히 만족한다. 첫번째 경기 준비 완벽하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스웨덴과 18일 오후 9시(한국시각)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갖는다.
안데르손 감독은 이번 월드컵 유럽예선을 앞두고 스웨덴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유럽예선에서 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러시아행 티켓을 따냈다.
그는 선수로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지 않다. 월드컵 출전 경험도 없다. 선수로서 스웨덴 하부리그에서 뛰었다. 알레츠에서 코치를 시작으로 할름스타드, 노르코핑을 이끌었다. 지도자 시작 이후 26년의 긴 기다림 끝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는 한국전을 앞두고 벌어진 '정보전'에 대해 "상대를 파악하는 건 중요하다. 상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아는게 중요하다. 상대 경기를 그래서 본다. 우리는 우리 스타일이 있다. 상대 팀에 대해 파악하고 우리 팀이 대응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선 "한국은 강하다. 기술적으로 좋고 빠른 선수가 많다. 우리의 강점이 있다. 우리 것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부상자가 있었고, 변화도 주었다. 여러 가지 플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겔렌지크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마치고 니즈니 노브고로드로 이동했다. 스웨덴은 세계적인 골잡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LA갤럭시)의 대표 은퇴 이후 조직력 위주의 축구로 돌아갔다. 그러나 최근 치른 모의고사에서 득점력 빈곤 문제를 드러냈다. 페루, 덴마크와 연속으로 0대0으로 비겼다. 포백을 기반으로 한 수비는 탄탄하지만 확실한 득점원이 없다는 게 약점이다. 최전방의 베리와 토이보넨 둘다 즐라탄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진다. 니즈니 노브고로드(러시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