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재환은 지난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23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홈런 선두 최 정(SK 와이번스, 24개)에 1개 차로 접근했다.
홈런 3위 제이미 로맥(SK, 22개)의 존재도 무시할 순 없지만 김재환과 최 정은 가장 강력한 홈런왕 후보다. 치열한 기싸움이지만 최근 흐름은 김재환에게로 점차 넘어오는 중이다.
최 정은 극도의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다. 타율이 2할4푼8리까지 떨어졌다. 반면 김재환은 최근 10경기 타율이 무려 4할이다. 어두운 표정의 최 정과는 달리 타석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최 정은 12년만에 개인통산 최저타율을 기록할 지 모른다. 2006년 프로 2년차 타율 2할2푼1리(12홈런 40타점)를 기록한 뒤 2009년 2할6푼5리(19홈런 58타점)가 개인 최저 타율이었다. 올해는 5월 중순 이후 2할5푼 언저리 타율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홈런 4개를 쏘아올렸지만 1할8푼9리(37타수 7안타, 2루타 1개)에 그쳤다.
김재환은 팀의 연승행진에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17경기 연속 안타행진중이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4할(40타수 16안타)에 7홈런 14타점. 10경기에서 멀티히트 경기는 4차례다. 타구의 질, 홈런 비거리, 타구 방향 등 모든 것이 이상적이다.
홈런왕의 자질 중 하나는 몰아치기 능력이다. 한번 감이 오면 계속해서 홈런포를 가동해야 선두를 유지할 수 있다. 최 정은 몰아치기의 달인이다. 한 경기에서 4홈런, 3홈런 등 멀티 아치를 그려낼 저력이 있다.
김재환은 올시즌 최 정에 필적할만한 능력이 있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6월 1일부터 6월 8일까지 7경기 연속 홈런(9홈런)을 기록했다. 6월 홈런 페이스는 김재환이 11홈런, 최 정이 6홈런이다. 최 정은 타격감이 바닥임에도 홈런만은 어떻게든 만들어내고 있다.
김재환은 김상호(1995년 OB베어스 25개), 타이론 우즈(1998년, OB, 42개)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잠실 홈런왕을 꿈꾸고 있다. 잠실구장은 국내 최대구장이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홈런왕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 김재환이 홈런 타이틀을 품으면 우즈 이후 20년만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