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가장 강한 1위팀이 될까.
두산 베어스가 9연승을 질주했다. 두산은 지난 6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부터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까지 9경기를 연속으로 이겼다. NC 다이노스와 KT 위즈를 차례로 스윕했고, 대전 원정에서 한화와의 첫날 경기도 13대4 완승을 거두며 김태형 감독의 300승을 축하했다.
두산의 페이스는 단연 압도적이다. 현재 한화와 SK 와이번스의 2~3위 싸움, 4위 LG 트윈스와 5위 KIA 타이거즈가 그 뒤를 이으며 호시탐탐 순위 상승 기회를 엿보고 있는 가운데, 두산은 훨씬 멀찍이 달아나있다.
15일 경기 결과로 1위 두산과 2위 한화의 차이는 8.5경기 차. 3위 SK와는 9경기 차다. 불과 한달전인 지난달 13일에 SK가 두산과 공동 1위에 올랐었던 것을 감안하면 차이를 절감할 수 있다. 한달 사이에 9경기가 멀어진 것이다. 그사이 한화가 치고 올라왔지만, 두산은 오히려 페이스에 가속을 붙였다. 6월들어 치른 13경기에서 11승2패로 6월 승률 2위인 LG의 8승5패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 그 기간 동안 팀 타율 3할2푼7리로 전체 1위, 팀 평균자책점 3.70으로 최저다. 투타 모두 안정적으로 돌아가니 1위 두산에 더욱 추진력이 붙었다.
올 시즌 두산의 전력과 다른 팀들을 냉정히 비교했을때 균형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 9연승을 하면서도 투타 모두 무리없이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 한다. 오히려 주전 선수들을 돌아가며 선발에서 제외하고, 불펜 투수들에게도 충분한 휴식을 주는데도 연승을 이어온만큼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높아졌다.
이대로라면 압도적인 우승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 가장 최근 2위와 10경기 차 이상 차이로 우승을 차지한 팀은 2008년 김성근 감독이 이끌었던 SK 와이번스였다. SK는 126경기 체제에서 83승43패로 승률 0.659로 우승을 차지했고, 당시 2위였던 두산은 70승56패 승률 0.556이었다. 2~5위팀이 모두 5할대 승률을 기록할만큼 중위권 승부가 치열했고, 1위 SK는 압도적 우승을 차지했던 시즌이다. 두산이 한 시즌 팀 최다 승 신기록을 세웠던 2016년에도 93승1무50패로 2위 NC 다이노스(83승3무58패)보다 9경기 차 앞선채 정규 시즌을 마쳤었다.
물론 아직 방심은 금물이다. 절반이 넘는 78경기가 남아있는만큼 언제, 어떤 팀이 치고 올라와 위협이 될지도 모른다. 김태형 감독도 아직 여유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 손사레를 치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에 접어들 수록 더욱 강해진 두산을 보면, 화려한 피날레에 대한 기대치가 커질 수밖에 없다.
대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