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만난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하루 전 발표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명단 발표에 말을 아꼈다. 삼성에서는 중견수 박해민(28)과 투수 최충연(22)이 선동열호의 부름을 받았다. 두 명의 제자가 태극마크를 짊어지고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게 된 것은 스승 입장에선 뿌듯할 수밖에 없는 일. 당초 발탁 여부에 물음표가 달렸던 박해민이 승선한 것도 특이할 만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옅은 미소를 띌 뿐이었다. 대표팀 승선이 결정된 박해민, 최충연 역시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심창민의 대표팀 탈락 여파가 작용했다. 심창민은 대표팀 명단 발표 전까지만 해도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이 유력시 됐다. 11일까지 시즌 30경기에서 4승6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2.86의 준수한 기록을 썼다. 피안타율은 2할, 이닝당출루허용률(WHIP)는 0.98에 불과했다. 중간 계투로 맹활약한 그가 아시안게임에서도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선 감독은 심창민 대신 박치국(두산 베어스)과 임기영(KIA 타이거즈)을 선택했다.
박치국은 34경기에서 1승3패2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2.86, 피안타율 2할5푼, WHIP 1.25다. 임기영은 10경기 3승5패, 평균자책점 5.65, 피안타율 3할9리, WHIP 1.53이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심창민과 박치국의 성적을 비교하면 심창민이 낫다. 하지만 박치국은 연투능력이 있다"고 발탁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박치국이 아닌 임기영이 심창민을 제치고 발탁된 부분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일각에선 "대표팀은 무조건 실력으로 뽑겠다"고 밝혔던 선 감독의 발언을 들어 '스스로 원칙을 깼다'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 선수 선발 권한과 이를 통해 얻는 성적, 그에 따르는 책임은 감독의 몫이다. '최고의 그림'을 만들고자 했던 선 감독의 결정을 무조건 탓할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사자인 심창민은 초연했다. 롯데전을 앞두고 진행된 팀 훈련에서 묵묵히 땀을 흘렸을 뿐이다.
심창민은 이날 팀이 4-2로 앞서고 있던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심창민은 전준우, 민병헌을 범타 처리했고, 손아섭을 사구로 출루시켰으나 이대호를 3루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1이닝 무실점, 시즌 7세이브째를 올렸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