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이 살아났다. 3연속 호투를 펼치며 귀환을 증명했다.
두산 베어스 유희관은 12일 잠실 KT 위즈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7이닝 4안타 2탈삼진 3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KT를 상대로 초반부터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1회를 삼자범퇴로 끝낸 그는 2회 1사에 윤석민에게 볼넷을 내주며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박경수 타석에서 병살타 유도에 성공했다.
이어진 3회도 삼자범퇴로 마친 유희관은 4회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우전 2루타를 맞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침착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와 유한준을 연속 땅볼로 처리했다. 그사이 2루에 있던 강백호가 3루를 거쳐 홈까지 들어왔지만, 1점과 땅볼 아웃카운트 2개를 맞바꿨으니 결코 손해는 아니다.
유희관은 5회에도 1사 이후 박경수에게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오태곤과 장성우가 모두 범타에 그치며 실점하지 않았다.
절체절명의 위기는 투구수 70개에 육박한 6회에 찾아왔다. 유희관은 급작스럽게 제구가 흔들리면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선두타자 박기혁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줬고, 이후 강백호-로하스와의 승부에서 연속 볼넷을 내준 것이 치명타였다.
이강철 수석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한 후 유희관은 침착하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나갔다. 무사 만루에서 유한준을 병살타로 처리했고, 1점과 아웃카운트 2개를 맞바꿨다. 이어 4번타자 황재균까지 3루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2-2 동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나쁘지 않게 무사 만루 위기를 마무리했다.
6회까지 투구수 79개를 기록한 유희관은 7회에도 마운드를 지켰고, 아웃카운트 2개를 깔끔하게 잡았다. 2사에 오태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막았다. 그러나 2-2 동점 상황에서 물러나 '노 디시전'에 그쳤다.
최근 3경기 연속 호투다. 부진으로 한차례 2군에 다녀온 후 선발로 나온 3경기에서 모두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5월 31일 SK 와이번스전에서 5⅓이닝 2실점, 지난 6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도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3자책 이하)'에 성공했고, 이번 등판까지 2연속 QS를 기록했다.
비록 복귀 후 승리투수는 한번 뿐이었지만, 승패를 떠나 유희관이 제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수확이 크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