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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 VAR이 있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장면 5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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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가장 크게 달라질 점은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의 도입이다.

기술의 도입에 부정적이었던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6년 클럽월드컵을 시작으로 시범 도입에 나섰고, 이번 월드컵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강력한 의사로 VAR 도입을 결정했다. 주심은 판정이 애매할 경우, 경기장 내 설치된 37대의 카메라로 촬영된 다양한 각도의 영상을 볼 수 있다. 득점 상황, 페널티킥, 퇴장 선수 확인, 징계 선수 정정 등 경기 결과에 직접 영향을 주는 판정의 경우에만 활용한다. VAR을 통해 판정이 확정되면, 경기장 내 전광판의 다시보기 영상과 텍스트를 통해 관중에게 결정 내용이 공유된다.

VAR로 모든 오심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12일(한국시각) 글로벌 매체 트라이벌풋볼은 '월드컵에서 VAR이 일찌감치 도입됐다면 나오지 않았을 장면 5선'을 보도했다.

5위는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호주와 크로아티아전에서 나온 3번의 옐로카드 사건이다. 크로아티아의 요시프 시무니치는 후반 16분 심판판정에 항의하다 첫번째 경고를 받았다. 이어 후반 45분 거친 몸싸움으로 두번째 옐로카드를 받았지만, 그레엄 폴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내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시무니치도 아무 일 없어다는 듯 플레이를 계속했다. 인저리타임 3분, 시무니치가 또 한번 경고를 받으며 그제서야 퇴장을 당했다. 폴 주심은 경기 후 "선수이름을 잘못 적어서 실수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VAR 시대라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장면이다.

4위는 독일월드컵 16강 호주와 이탈리아전에서 나온 페널티킥이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인저리타임. 왼쪽을 돌파하던 이탈리아의 파비안 그로소가 호주 수비수 루카스 닐에 걸려넘어졌다. 당시 루이스 메디나 칸탈레조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호주 선수들이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프란체스코 토티가 이를 성공시키며 이탈리아의 1대0 승리로 끝이 났다. 경기 후 당시 FIFA 회장이었던 조셉 블래터는 오심을 인정했다.

3위는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나온 루이스 수아레스의 핵이빨 사건이다. 우루과이와 이탈리아의 조별리그, 후반 34분 수아레스는 조지오 키엘리니의 어깨를 물었다. 중계 영상에도 생생히 잡혔다. 하지만 주심은 키엘리니와 수아레스가 동시에 그라운드에 나뒹구는 모습만을 봤을뿐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키엘리니는 어깨를 드러내 보이며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고, 우루과이가 사건 2분 뒤 터진 디에고 고딘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이겼다. 우루과이는 이날 승리로 16강에 올랐고, 이탈리아는 탈락했다.

2위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전 잉글랜드와 독일전에서 나온 프랭크 램파드의 유령슛이다. 라이벌전으로 관심을 모은 잉글랜드-독일과의 16강전, 예상대로 치열한 경기가 전개됐다. 전반 초반 3골이나 나왔다. 잉글랜드가 1-2로 뒤지고 있던 전반 38분 램파드가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이 슈팅은 크로스바를 넘고 골라인을 넘었지만, 골로 인정되지 않았다. 동점에 실패한 잉글랜드는 결국 1대4로 패했다. 이 사건으로 골라인판독 시스템 도입이 탄력을 받았다.

1위는 예상대로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이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골이자 가장 유명한 오심으로 알려진 사건이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8강전 후반 6분이었다. 마라도나는 잉글랜드의 골키퍼 피터 쉴픈과의 공중볼 경합 도중 왼손을 사용해 득점을 기록했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일제히 마라도나의 손에 맞았다고 항의해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기 후 마라도나는 "내가 아니라 신의 손이 넣었다"는 유명한 말이 남겼다. 당시 경기 부심이었던 보그단 도체프는 오심을 인정하기도 했다. 마라도나는 4분 뒤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골을 넣으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VAR이 있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명장면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