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남북 체육회담을 앞두고 각 지자체, 종목단체, 시도 체육회, 국제대회 조직위 등 유관기관들의 관심이 뜨겁다.
남북체육회담의 핵심 안건은 일단 남북정상회담에서 직접 언급된 '아시안게임 공동 진출'과 '통일농구'지만, 이 밖에 어떤 논의가 오갈 수 있을지 체육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는 조직위원회, 해당 종목단체와 국제경기단체는 북한선수단 초청에 공을 들이고 있다. 8월 창원세계사격선수권을 앞두고 조직위는 지난 3월 일찌감치 국제사격연맹을 통해 북한에 초청장을 발송했다. 4월 초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에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북한 김일국 체육상에게 북한 선수단 참가를 공식 제의했다. 올레가리오 바스케스 라냐 국제사격연맹 회장이 북한 참가를 위해 모든 채널을 가동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황성운 문화체육관광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는 8월에 있을 창원사격선수권에도 북한을 공식적으로 초청한 바 있다. 남북체육회담에서 이 문제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조직위원회 역시 내년 대회를 앞두고 북한 초청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전국체전을 준비하는 시도 지자체도 북한의 참가를 고대하고 있다. 올해 99회 체전을 앞둔 전북 익산과 내년 100회 체전을 앞둔 서울특별시도 적극적이다. 전북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 탁구, 축구, 배구, 농구, 배드민턴 등 5개 종목 100여 명 규모로 북한선수단 초청을 비공식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역사적인 100회 체전을 앞둔 서울시 역시 TF팀을 구성하고, 남북이 함께 하는 첫 체전을 꿈꾸고 있다. 서울의 평양을 오가는 '경평축구 교류전' 역시 주요 추진과제다.
지난 5월 스웨덴 할름스타드세계선수권에서 남북 탁구인들의 힘으로 깜짝 단일팀을 성사시킨 탁구는 스포츠계 남북 교류에 가장 적극적인 종목이다. 정부 주도가 아닌 탁구인, 선수 주도 남북 교류의 좋은 예다. 지난달 북미회담 번복 소동 속에 평양오픈 초청은 불발됐지만, 7월 대전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에 다시 북한을 초청했다. 국제탁구연맹(ITTF)를 통해 공식 초청장을 발송했다. 18일 단식, 28일 복식 엔트리 마감을 앞두고 세계 평화 무드 속에 북한과의 재회를 기대하고 있다. 박창익 대한탁구협회 전무는 "참가여부를 아직 알 수 없지만 기대감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 북한이 참가할 경우 ITTF의 동의를 받아 혼합복식 등 복식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을 다시 한번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세계무대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아티스틱스위밍 역시 남북 교류 및 합동훈련 등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하고 있다.
남북체육 교류는 향후 전문체육에서 시작해 '통일마라톤' 등 생활체육, 민간 교류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남북체육회담 실무 관계자는 "향후 방향은 그렇게 가야할 것으로 본다"고 긍정했다. "생활체육은 전문체육보다 참여 범위나 성격을 유연하게 준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통일마라톤'의 경우 동호인들이 직접 북한 땅을 달리는 '대중적'인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정부와 각 대표팀 차원에서 올해 자카르타아시안게임과 일부 종목간 교류를 먼저 추진한 후 좋은 성과를 내면 민간, 지자체도 함께해 향후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