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MBC 'PD수첩'을 통해 성추문 의혹에 휩싸인 김기덕 감독이 현(現)부인과 이혼 소송을 진행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한 매체는 김기덕 감독이 이번 '미투(나도 당했다)' 가해자로 지목당하면서 현재 부인과 이혼 소송까지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김기덕 감독의 측근의 말을 빌려 "김기덕 감독의 가족은 김기덕 감독의 성폭행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믿고 있지만 김기덕 감독의 가족으로 살 수 없을 정도로 세상 사람들의 돌팔매질을 받고 있다. 가족으로서 함께 살 수 없을 정도로 파경에 치달았고 김기덕 감독의 딸은 약 없이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고통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김기덕 감독의 부인은 이혼을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기덕 감독은 '뫼비우스'(13) 촬영 당시 중도 하차한 여배우A로부터 성추행, 폭행, 명예 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당한바 있다. 당시 여배우A는 전체 출연 분량의 70%를 촬영했지만 이 과정에서 김기덕 감독에게 폭행 및 시나리오에 없는 연기를 강요받아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며 그를 고발한 것. 이에 법원은 지난해 12월 김기덕 감독에게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혐의가 무겁지 않은 사건에서 공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서면심리만으로 법원에서 벌금·과료 등을 내리는 절차)을 내리며 사건을 종결했다.
여배우A의 폭로 이후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공분을 산 김기덕 감독.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를 둘러싼 논란은 올해 상반기 '미투 운동'으로 확산되며 논란을 키운 것. 지난 3월 방송된 'PD수첩'에서는 김기덕 감독을 고소한 여배우A를 비롯해 그동안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행 및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여배우들의 인터뷰를 다뤄 영화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PD수첩'에서 여배우A는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방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어쩔 수 없이 들어간 방에 '자고 가라' '셋이서 자자'며 붙잡았다. 성관계를 요구했고 나는 너무 끔찍했다"며 밝혔고 김기덕 감독의 작품 출연이 확실시된 상황에 출연을 포기한 여배우B는 "김기덕 감독과 미팅에서 '내가 너의 가슴을 상상하니 복숭아일 것 같다' '내 성기가 어떤 모양일 것 같아?' '내가 네 몸을 보기 위해 같이 가서 몸을 확인할 수 있느냐?' 등의 말을 2시간 동안 이어졌다"고 폭로했다. 또한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한 여배우C는 "영화 촬영 합숙 장소가 마치 여자를 겁탈하려고 만든 곳 같았다. 김기덕 감독, 조재현, 조재현의 매니저 이렇게 세 명이 마치 하이에나 같았다. 조재현이 밤마다 문을 두드리고 전화를 걸었다"고 고백했다.
방송 이후 김기덕 감독은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자신의 혐의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국내가 아닌 해외에 머무는 등 대중의 시선을 피했다. 경찰의 내사 착수에도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김기덕 감독은 파문을 일으킨 이후 3개월만인 지난 3일 'PD수첩' 제작진과 이 방송에서 자신을 성추행범으로 밝힌 여배우들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며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그는 'PD수첩'을 고소할 당시 "가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대중에게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PD수첩' 내용처럼 성폭행범은 결코 아니다. 악의적인 허위 사실에 기반한 무고, 제보, 방송제작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며 호소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기덕 감독은 방송 이후 자신을 향한 비난 때문에 가족들이 많은 고통을 받고 있고 더는 가정생활을 유지할 수 없어 아내와 논의 끝에 이혼을 결심했다는 것. 아내와 이혼을 준비함과 동시에 'PD수첩', 그리고 여배우들과 법정 공방을 이어가며 논란에 대한 억울함을 해명할 계획이다.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거장으로 등극한 김기덕 감독. 그가 상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거장의 민낯이 폭로된 데 이어 연이어 이어지는 법정 공방, 이혼 등 논란의 중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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