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약점을) 많이 찾았다."
신태용 한국 축구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 '바이킹 군단' 스웨덴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왔다. 스웨덴-페루전(0대0이 열린 스웨덴 예테보리를 다녀오는데 하루를 투자했다. 차두리 코치 혼자 가기로 돼 있었는데 신태용 감독이 동행했다. 결정권자인 사령탑이 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신태용호는 조별리그 상대가 정해진 후 스웨덴 멕시코 독일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자료를 수집했다. 스웨덴은 차두리 코치, 멕시코는 전경준 코치에게 전담시켰다. 또 스페인 출신 가르시아 분석관을 영입해 상대팀 파헤치기에 열중했다. 우승 후보이자 3차전 상대 독일에 대한 분석은 덜 했다. 이미 분석 결과물은 태극전사 23명에게 전부 전달돼 있다. 선수들은 개인 컴퓨터로 상대팀 분석 영상과 최신 자료들을 수시로 볼 수 있다. 선수들이 접하는 분석 자료는 미디어와 축구팬들이 알고 있는 수준을 뛰어넘는다고 한다. 일반적인 팀 컬러, 전형, 선수 장단점을 넘어 상대 선수의 주요 동선, 성향 분석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정밀 자료들까지 담겨있다고 한다. 결국 상대 베스트11 중 가장 약한 부분을 찾고 그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려는 것이다. 신 감독은 바로 스웨덴의 아킬레스건을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다.
스웨덴은 한국 보다 기본 전력에서 앞선다. 우리가 16강 진출을 위해 첫 상대 스웨덴을 잡는게 유리하다. 스웨덴 입장에선 한국에 질 경우 조별리그 통과는 어려워진다.
스웨덴의 드러난 정보는 이렇다. 자기들의 플레이를 고수한다. 변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이 잘 하는 걸로 상대를 제압하려고 한다. 4-4-2 포메이션에다 큰 키를 이용한 '높이 축구'를 즐긴다. 좌우 측면 크로스에 이은 중앙에서 헤딩 또는 세컨드볼로 한방을 노린다. 이탈리아와의 플레이오프 두 경기 무실점으로 확인된 것 처럼 전원 수비에 매우 능하다. 스웨덴은 무게 중심은 분명 수비에 둔다. 최소 실점 이후 한방으로 상대를 무너트린다. 공격은 단조롭지만 묵직할 때가 있다. 상대는 단순한 공격에 알면서도 당한다. 최전방 주전 투톱이 유력한 베리와 토이보넨은 헤딩 공중볼에 강하다. 등번호 10번 포르스베리는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윤활유 같은 플레이메이커다. 오른쪽 측면 MF는 클라에손과 두루마즈가 경합 중이다. 중앙 미드필더 에크달과 라르손은 경험은 풍부하지만 유럽 빅리그 A급 MF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스웨덴을 상대로 우리가 득점하기 위해선 포백의 좌우 측면을 공략해야 한다. 측면을 뚫고 가운데서 마무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 것 같다"고 말한다. 촘촘한 중앙을 스루패스와 잔패스로 연결하기에는 우리 선수들의 패스 정확도가 떨어진다. 또 패스가 차단될 경우 빠른 역습을 맞을 위험도 높다.
스웨덴의 주전 포백은 가운데는 그란크비스트-린델로프, 좌우 풀백은 아우구스틴손과 루스틱이다. 그란크비스트는 스웨덴 수비의 핵이다. 장신(1m92)에다 경험이 풍부하고 투쟁심이 강하다. 어리지만 영리한 린델로프와의 호흡도 잘 맞는다. 왼쪽 풀백 아우구스틴손은 밸런스를 잘 잡는 수비수로 안정적이다. 오른쪽 풀백 루스틱은 장신(1m89)으로 수비 보다 공격 성향이 강하다. 오버래핑할 때 뒷공간을 내주는 편이다. 또 상대 선수의 신경전에 말려 감정 싸움을 하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신태용호가 공격 빈도를 스웨덴의 왼쪽(수비 중심 방향) 보다 오른쪽으로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 같은 움직임이 빠르고 뒷공간을 잘 파고드는 선수들이 스웨덴의 측면을 무너트리고 찬스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신태용호가 스웨덴의 약점을 파고들어 득점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아킬레스건을 노출하지 않는게 우선 포인트다. 실점을 먼저 막는 게 최우선 과제다. 스웨덴 상대로 우리가 실점할 경우 뒤집기는 무척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레오강(오스트리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