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경기 8홈런 15타점. 두산 베어스 4번 타자 김재환의 타격 페이스가 무섭게 올라오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구단 역사에 새로운 발자국을 남길 수 있게 된다.
6월들어 김재환의 성적이 대폭 상승했다. 지난달까지는 낙폭이 있었다. 좋은 타격감이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 한 경기 몰아치면, 그 다음 경기에서 침묵이 반복되는 페이스였다. 타격 성적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삼진이 늘어났다. 4월 한달간 22안타(6홈런)-17삼진을 기록했는데, 5월에는 27안타(4홈런)-26삼진을 마크했다. 홈런은 줄고, 삼진은 늘었다.
6월이 되자 '감'을 찾았다. 김재환은 7일 넥센 히어로즈까지 6월에 치른 6경기에서 타율 4할7리(27타수 11안타)-8홈런-1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선 3안타(2홈런) 6타점으로 올 시즌 최고의 타격을 했다.
6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20홈런이 됐다. SK 와이번스의 거포 최 정(22홈런)에 이어 제이미 로맥(20홈런)과 함께 홈런 공동 2위로 껑충 올라섰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산술적으로 47홈런 이상이 가능하다.
40홈런은 김재환에게 또다른 도전이다. 지난 2014년부터 1군에서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김재환은 2016년부터 중심 타자로 도약했다. 2016년 37홈런-124타점, 2017년 35홈런-115타점으로 2년 연속 35홈런-110타점을 돌파했다. 올 해는 충분히 개인 첫 40홈런에 도전할 수 있는 기틀이 다져졌다.
두산 구단 역사에도 의미있는 기록이 될 수 있다. 역대 두산 소속 타자 중 40홈런 이상을 달성한 선수는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타이론 우즈 한명 뿐이다. 우즈는 KBO리그 입성 첫 해 OB 베어스 소속으로 42홈런을 쳤다. 126경기 체제였고 쉽지 않은 환경이었는데, 우즈는 이후 40홈런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2000년 39홈런이 가장 근접한 기록이었다.
국내 타자들 가운데는 더더욱 찾기 힘들다. 심정수가 1999년 31홈런를 때렸고, 김동주가 2000년 31개를 쳤다. 이들 외에는 30홈런을 때린 타자가 없었다. 국내 타자 최다 홈런 기록은 이미 2016년 김재환이 깼다.
투수 친화형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는 영향 때문인지, 베어스 출신 홈런왕은 1998년 우즈가 유일했다. 김재환이 베어스 4번 타자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을까. 올 시즌 두산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