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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스토리]54년된 대전야구장 신축 꿈 이룰까. 시장후보 4명 의견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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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말 창원 마산 신구장이 완공되면 1만5000명 이하의 소규모 야구장은 딱 하나만 남게 된다. 1964년 개장 이후 54년간 대전 야구팬들의 애환을 담아온 대전야구장이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의 비상과 함께 대전구장 신축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대전구장은 올 해 들어 6차례나 만원관중(1만3000명)을 기록했다. 주말에는 표를 구하기 힘들다. 지난달 말에는 주중 시리즈까지 매진됐다. 수차례 증축과 리모델링을 했지만 시설이 워낙 낙후되다 보니 팬들과 선수들을 위한 시설 확충에 어려움이 많다. 노후화된 시설로 인한 안전문제, 협소한 주차공간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6월 13일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 후보로 나선 4인은 공히 새로운 야구장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부지 선정과 재원 조달 등에서는 다소 이견이 있었지만, 2~3만명 규모의 야구장 신축에 목소리를 높였다.

스포츠조선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 자유한국당 박성효 후보, 바른미래당 남충희 후보, 정의당 김윤기 후보 등 4명의 대전시장 후보들에게 공개질의를 했다. 대전야구장 신축 여부, 바람직한 야구장 형태를 물었다. 야구장 신축에는 4명이 모두 찬성했다.

대전시장 후보들이 공약으로 명시했지만 대전구장 신축까지는 갈 길이 멀다. 중장기계획을 통한 부지 선정, 재원 마련, 공사 시작, 준공까지 최소 3년에서 최장 5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예전에도 야구장 신축 주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행정이 발목을 잡고, 자금이 걸림돌이 되곤 했다.

수년간 세 가지 대전구장 신축안이 나왔지만 모두 무산됐다. 첫 번째, 대전구장 옆 한밭종합운동장(주경기장)을 허물고 새구장을 짓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지역 체육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대전 체육행사 대부분이 열리는 곳이다.

두 번째, 대전월드컵경기장 인근 충남대 부지(유성구 노은동) 매입후 새구장 건립방안도 충남대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캠퍼스 부지교환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물건너 갔다.

세 번째, 서남부 스포츠타운(유성구 용계동) 내에 야구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시작단계부터 암초를 만났다. 그린벨트 해제 물거품과 막대한 사업비, 신도시 개발계획과 맞물려 무산된 바 있다.

희망적인 것은 올 해는 그 어느 때보다 대전 시민들이 열망이 크다는 점이다. 한화 이글스의 맹활약이 기폭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는 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대전시장 후보 4명의 신축 구장 구상을 기호 순서대로 들어본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

대전구장은 여러 차례 리모델링과 증축을 했지만 한계가 있다. 1만3000석으로는 한화팬들의 열기를 담아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새로운 야구장을 짓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2만2000석 규모의 야구장(개방형)을 짓고, 야구장 주변은 베이스볼 테마파크로 조성하겠다. 현재로선 한밭종합운동장 안에 새로운 구장을 짓는 안을 내놨지만 공론화 과정을 거쳐 더 합리적인 안이 있다면 따르겠다.

한화 이글스 야구를 보면서 올 시즌 꼭 가을야구에 진출할 것임을 팬의 한 사람으로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고교 때 대전에 유학을 와 야구장을 다닌 이후로 이글스팬이 됐다. 올 시즌에도 홈 개막전을 직관했다. 며칠 전 공식선거운동 첫날 저녁 유세에도 야구장에서 아내와 끝까지 외야에서 관람을 했다.

▶자유한국당 박성효 후보

대전야구장은 수차례 증,개축에도 불구하고 협소한 관람석과 주차장 등 편의시설 부족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지난 3월 대전야구장을 찾아 'New 이글스파크' 조성을 약속드렸다. 'New 이글스파크'를 대전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가족형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야구장 건설은 막대한 시민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당선되면 여러 방안을 분석비교해, 'New 이글스파크 건립공론화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 추진하겠다.

평소에도 야구를 즐겨본다. 야구장을 찾아 직관도 종종 한다. 올 해도 시범경기와 홈 개막전을 대전구장에서 봤다. 포기하지 않고 투혼을 발휘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 감동의 눈물이 나올 때도 있다. 최근 이글스 성적이 좋아 참 즐겁다.

▶바른미래당 남충희 후보

야구장은 단순히 야구경기를 하는 공간을 넘어 가족, 친구와 취미를 공유하고 스포츠 문화를 향유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시민의 문화공간이자 스포츠를 즐기는 장으로서 야구장이 최소한의 쾌적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대전야구장의 경우 50년이 넘은 경기장이다. 광주, 대구 등에도 새 구장이 개장됐다. 대전에도 새 야구장(2만2000석 규모)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 개방형과 돔구장 중 어떤 형태로 갈 지는 시민의견을 먼저 수렴하는 것이 순서다.

올 해 한화 이글스의 돌풍을 잘 알고 있다 상위권에서 순위다툼을 벌이는 것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뉴욕 양키스의 포수 요기 베라의 명언이 있다. 요즘 야구를 보면서, 선거를 하면서, 저 명언을 느끼고 새기고 있다.

▶정의당 김윤기 후보

새구장 신축에 대한 대전시민, 한화팬들의 열망을 잘 알고 있다. 야구팬의 한사람으로 불편한 구장 시설에 대해 아쉬움이 컸다. 야구장은 경기장으로서의 기능 뿐만 아니라 대전의 도시 계획적 측면에서 원도심 지역의 활기를 되찾도록 하는 기제가 될수 있도록 해야한다. 새구장(3만석 규모의 개방형)은 현재의 위치를 포함한 원도심 내에 복합타운으로 조성, 야구 뿐 아니라 시민들이 다양한 여가를 누릴수 있도록 하겠다.

어린 시절 빙그레 이글스의 창단과 함께 한 어린이 회원이었다. 야구전문기자의 꿈을 가졌던 시절도 있었을 만큼 야구를 사랑하는 이글스팬이다. 올 해는 꼭 가을야구하는 구장에서 대전 시민들과 함께 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