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송해가 '전국노래자랑' 평양 편에 대한 일화를 공개했다.
6일 KBS1 교양 프로그램 '아침마당'에서는 현충일 특집으로 '노래는 남북을 넘어' 편이 방송됐다.
송해는 지난 2003년 북한 평양에서 진행된 '전국노래자랑'을 떠올리며 "북한 사람들이 남한 공연을 보고 박수를 안 치고 싶어서 안 치는 게 아니다. 철저하게 사상 교육이 돼 있기 때문이다. 철통같이 경계하기 때문에 박수를 못 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출연자와 함께 말을 해야 하지 않느냐. 그런데 그쪽 사람들하고 말을 못 하게 했다. 말하려고 하면 경비원이 와서 떼어 놓는다. 출연자하고 이야기를 못 나누는 게 제일 곤란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노래 선정에도 애를 먹었다. 죄다 주체사상이 강한 선전 노래만 선정하더라. 그래서 '이건 남과 북이 모두 보는데, 양쪽 모두 아는 노래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는데 그냥 가더라"고 했다. 이어 "그때 CD 몇 개를 가져갔는데, 북한 측에 줬더니 '거 참 좋더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송해는 "리춘봉씨가 출연했었는데, 저랑 고향이 같았다. 고향 소식을 듣고 싶었는데 이야기를 못 나누게 해서 답답했다"면서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분이 곤욕을 치를까 봐 물어보지 못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황해도 재령 출신으로 1.4 후퇴 때 UN군 화물선을 타고 부산으로 피난 왔다가 실향민이 되는 아픔을 지니고 있다.
또 송해는 "사실 난 북한 입장에서는 1등 반역자다. 체제가 싫어 남한으로 왔고, 거기다 국방부에 갔고, 거기다가 북한 향해서 총까지 쏘고. 그래서 국가 행사로 북한에 갈 때마다 안 된다고 하더라"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