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오랜만에 볼 만한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KBS2 수목극 '슈츠'와 tvN 새 수목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수목극 왕좌를 놓고 치열한 데스매치를 예고했다. 그동안 수목극 최강자는 '슈츠'였다. '슈츠'는 장동건과 박형식의 활약에 힘입어 시청률 10%에 육박하는 성적을 내며 흔들림 없이 왕관을 지켜왔다. 그런데 '슈츠'의 아성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도전장을 던졌다. 6일 첫 방송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평균 5.8%, 최고 6.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시작부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상파와 비지상파 드라마의 본격적인 힘겨루기 한판이 예고된 것이다. 이에 시청자의 선택을 받는 쪽은 누가될지, '슈츠'가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인지 아니면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케이블 드라마의 저력을 보여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됐다.
'슈츠'와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공통점이 꽤나 많은 듯 하면서도 확실한 차이를 보이는 작품이다.
일단 두 드라마 모두 원작을 토대로 기획된 작품이다. '슈츠'는 동명의 미국 드라마를,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차이가 있다면 '슈츠'는 미국 드라마를 각색하면서 국내 정서를 반영하기 위해 원작과는 조금은 다른 전개를 보이고 있다.
원작은 가짜 변호사가 좌충우돌 사건 사고를 일으키고, 레전드 변호사가 그것을 수습하면서 두 사람 간의 브로맨스가 강화되고 성장하는 구조를 따른다. 하지만 국내판 '슈츠'는 가짜 변호사 고연우(박형식)와 업계 최강의 변호사 최강석(장동건)이 서로를 돕고 의지하며 성장하는, 좀더 끈끈한 브로맨스를 보여준다. 그외 인물 설정에도 조금씩의 변형을 가해 가족애 코드 등을 더했다. 그래서 시청자는 고연우와 최강석이 함께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 더욱 공감하며 둘의 브로맨스를 응원하게 됐다.
반면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첫 방송부터 원작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다소 어이없고 유치하고 어색한 듯하지만 어쩐지 빠져드는, 원작의 유치뽕짝 병맛코드를 그대로 옮겼다. 이에 자뻑 나르시스트 이영준(박서준)과 긍정파워로 무장한 김미소(박민영)가 어색하기 짝이 없는 초반의 상하관계를 어떻게 뒤집을지, 이들의 사랑이 전개되고 과거의 어두운 비밀이 드러나며 긴박하게 전개되는 원작 특유의 반전이 살아날지 기대감을 갖게 됐다.
'슈츠'와 '김비서가 왜 그럴까' 모두 소위 말하는 '비주얼 드라마'이기도 하다. '슈츠'는 '미남의 정석' 장동건과 박형식을 전면에 내세워 초반부터 여심몰이에 성공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박서준과 박민영을 캐스팅, '웹툰을 찢고 나온 비주얼 케미'를 보여주는 중이다. 두 드라마 모두 화면을 바라보기만 해도 안구가 정화되는 눈호강 드라마인 만큼, 여성팬들의 심장박동수도 함께 수직상승하고 있다.
'슈츠'의 막판 스퍼트에 탄력이 붙을지, 아니면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초반 버프에 힘이 실릴지도 관전포인트다. '슈츠'는 이제 종영까지 단 3회 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며 '슈츠'는 '메기' 김영호를 투입, 장동건을 위기에 몰아넣으며 긴장의 끈을 조였다. 원작 내용대로라면 장동건과 박형식이 힘을 합해 김영호를 몰아내지만, 결국 로펌은 다른 회사와 합병되는 위기를 맞게 될 터다. 국내판 '슈츠' 또한 원작의 구성을 그대로 가져와 시즌제를 예고할지, 아니면 또 다른 해피엔딩을 그려낼지 관심이 집중되는 순간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초반부터 막강한 화제성을 무기로 시선을 장악하고 있다. 박서준 박민영은 '로코장인'과 '신흥 로코퀸'으로 벌써부터 인생캐릭터를 예약한 듯 차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웹툰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두 사람의 비주얼 케미는 물론, 웹툰 실사화를 보는 듯한 싱크로율 높은 캐릭터 연기와 탄력적인 케미를 뽐내며 수렁에 빠졌던 로코물의 부활을 예고했다.
이렇게 '슈츠'와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비슷한 배경을 갖고 있지만 아주 다른 매력을 뽐내며 시청자를 유혹하고 있다. 과연 수목극 핏빛 시청률 전쟁에서 우위를 점할 핑크빛 주인공은 누가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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