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우리 팀의 1선발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선발투수라면 업어주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이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즌 전 영입 당시 기대했던 위력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샘슨은 지난 6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7이닝 동안 3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하며 시즌 5승째를 따냈다.
시즌 초반 들쭉날쭉했던 샘슨이 이제는 어엿한 에이스의 위치로 올라섰다는 게 한 감독의 설명이다. 한 감독은 7일 LG전을 앞두고 "샘슨은 우리 팀의 1선발이다. 구위 뿐만 아니라 책임감이 1선발답다"면서 "어제도 무더운 날씨라 투구수는 많지 않았지만 6회까지 던지게 하려고 했는데, 본인이 7회에도 하겠다고 하더라. 잘 막아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샘슨의 투구에서 주목할 점은 안정된 제구력이다. 원래 좋은 구위를 갖고 있었지만, 제구가 불안했던 샘슨은 한층 안정적인 코너워크를 앞세워 '이닝 이터'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한 감독은 "한 구종이 안될 때는 다른 구종으로 바꿔 던지고, 투구폼도 스태프의 조언대로 바꾸면서 제구가 좋아졌다"며 "기술적으로는 내딛는 왼발의 방향이 그전에 비스듬하게 나가던 것이 포수 정면을 향하면서 낮게 제구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샘슨은 지난달 13일 NC 다이노스전부터 이날 LG전까지 5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던졌고 이 기간 3승2패, 33⅔이닝, 10볼넷, 37탈삼진, 9실점,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평균자책점은 4위, 투구이닝은 3위였다. 즉 다른 팀 1선발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투구내용을 보였다고 볼 수 있다.
한 감독은 "샘슨을 데려올 때 1선발감으로 생각하고 구단에 영입을 강력하게 얘기했다"며 "시즌 초 안좋을 때도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주위의 조언을 잘 받아들이면서 적응하는 모습이 좋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한 감독은 또다른 외국인 투수 제이슨 휠러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휠러는 최근 2경기에서 합계 8⅔이닝 19안타 12실점으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제구가 흔들린다는 지적이다. 한 감독은 "휠러는 구위가 뛰어난 투수가 아니다. 제구력으로 던지는 투수다. 몸쪽을 좋아하는데 (주심이)잡아주지 않으면 갈피를 잡지 못한다.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그럴 경우 아예 마음을 편하게 먹고 던지라고 주문하는데 그러면 구속도 더 나오고 괜찮아진다. 이 부분에 대해 본인이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 감독은 최근 잇달은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간 배영수의 자리에는 윤규진을 기용하기로 했다. 윤규진은 오는 19일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