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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포수 박동원 공백 데미지, 넥센의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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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티가 나기 마련이다. 주전 선수가 빠지면 아무래도 전력이 약화되는 건 피할 수 없다. 더구나 그 포지션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포수라면 그 데미지는 갈수록 커진다. 성폭행 혐의로 선수단에서 이탈한 넥센 히어로즈 주전 포수 박동원의 공백이 주는 데미지가 누적되고 있다. 김재현과 주효상 등 백업 포수들이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기록에서 데미지가 확인된다.

올해 넥센은 꽤 경쟁력 있는 투수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5인 선발 로테이션이 다른 팀에 비해 매우 안정적이었다. 불펜도 기복이 있긴 했지만, 강력한 필승 불펜 김상수를 중심으로 마무리 조상우가 조금씩 안정화되고 있었다. 하지만 박동원과 조상우의 이탈을 기점으로 투수력 양상이 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박동원과 조상우가 사고를 쳐서 1군에 빠지기 전인 5월22일까지 기록을 살펴보자. 넥센의 평균자책점은 4.60으로 전체 4위였다. 이 중에서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4.32로 전체 3위, 불펜 평균자책점은 5.16으로 7위였다. 넥센의 5인 선발진의 안정감을 확인할 수 있다. 불펜이 다소 약했지만, 어쨌든 전체 투수력은 상위권이었다.

하지만 5월23일부터 6월6일까지의 기록은 전과 다르다. 일단 투수진 전체 평균자책점이 5.92로 치솟았다. 전체 8위로 추락했다. 선발과 불펜으로 세분화 해보자. 그 좋던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이 기간에 무려 6.35로 치솟는다. NC 다이노스(8.44)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오히려 5.12로 전체 6위다. 그나마 선발진의 몰락을 불펜 투수들이 겨우 막아냈다고 볼 수 있다. 이 기간에 김동준(4경기, ERA 0)과 양 현(6경기, ERA 1.17) 오주원(4경기, ERA 0) 이보근(5경기, ERA 0) 등 불펜 투수들이 활약해줬다.

이처럼 극명한 투수력의 몰락, 역시 주전포수의 이탈로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에스밀 로저스의 부상 이탈과 신인 안우진의 선발진 합류 등의 변수도 있었지만, 근본 원인을 따져본다면 주전 포수의 교체에 따른 리드의 변화를 들 수 있다. 투수 리드는 포수마다 특성과 노하우가 다르다. 특히 출전 경기수에 비례하는 누적 데이터가 큰 영향을 미친다. 김재현이나 주효상이 좋은 자질을 지녔지만, 이런 면에서는 아무래도 박동원에 비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벤치가 매번 사인을 낼 수도 없다. 전력 분석과 연구를 통해 포수 스스로가 투수력을 살려줄 수 있는 리드를 개발해내야 한다. 현재로서 박동원의 복귀 시점을 예상할 순 없다. 어쩌면 올 시즌 아예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김재현과 주효상이 좀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