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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K 페이스 샘슨-소사, 탈삼진 경쟁 누가 유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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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강속구 투수간 탈삼진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 부문 선두를 꾸준히 달리고 있는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커버스 샘슨은 지난 6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동안 삼진을 5개 잡아냈다. 시즌 탈삼진수는 96개가 돼 여전히 선두. 그러나 맹추격중인 2위 LG 트윈스 헨리 소사와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소사는 전날인 5일 한화전에서 7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탈삼진을 추가해 90개 고지에 오르며 당시까지 샘슨에 한 개차로 다가섰다. 5월 이후 소사의 탈삼진 추가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에 상황이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소사는 5월 이후 등판한 7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올렸다. 이 기간 52이닝 동안 60개의 탈삼진을 보탰다. 지난달 24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완봉승할 때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4개의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반면 샘슨은 5월 이후 7경기에서 44⅓이닝 동안 50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소사에게 주목할 것은 탈삼진 능력보다는 구위와 제구력 자체가 눈에 뜨게 향상됐다는 점이다. 지난해와 올해의 소사가 다르다는 이야기다. 류중일 LG 감독은 "어깨 각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팔이 처지면서 나오던 게 지금은 수직으로 세워 나오기 때문에 포크볼의 낙차가 더 크고, 직구 스피드도 더 빠르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사는 이날 한화 전에서 10개의 삼진을 잡을 때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을 고루 사용했다. 특정 구종을 결정구로 삼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소사의 장점이기도 하다. 직구 구속은 최대 154㎞까지 나왔다. 슬라이더는 131~143㎞, 포크볼은 127~135㎞에서 형성됐다. 즉 구종간 스피드 차이, 코너워크 등을 이용해 타자의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빼앗는 것이다. 뭐니뭐니해도 소사의 강점은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는 점이다. 탈삼진 경쟁에서 절대 유리한 요소다. 소사는 이날 현재 93이닝을 던져 이 부분 선두다.

샘슨은 구종이 매우 다양하다는 게 강점이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포크볼, 투심을 구사한다. 이날 LG전에서 직구 구속은 최고 152㎞까지 나왔다. 사실 샘슨은 4월까지만 해도 들쭉날쭉했다. 6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4.68을 기록했다. 새 리그 적응에 시간이 다소 걸렸다. 그러나 지금은 완벽히 적응한 모습이다. 5월 이후 7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이제는 한화의 어엿한 에이스라 부를 만하다. 샘슨의 안정세는 스트라이크존 적응과 제구 안정, 다양한 구종의 완급조절, 그리고 직구 구속 증가 덕분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직구의 스피드와 공끝이 좋아졌다는 분석이다.

리그 적응을 마쳤으니 이닝을 더 늘리면 소사의 탈삼진 경쟁에서 계속 앞서나갈 수 있다. 샘슨의 9이닝 기준 경기당 탈삼진은 11.22개로 소사(8.71)를 압도한다. 하지만 똑같이 13경기를 등판하고도 투구이닝은 77이닝에 불과하다. 선발 평균이 5.92이닝으로 6이닝이 채 안된다. 소사의 선발 평균 투구이닝은 7.15이닝이나 된다. 전체 투수중 평균 7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소사 밖에 없다. '이닝 이터'의 대명사로 불린다.

그러나 샘슨은 최근 5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이 부문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7이닝 이상도 3번이다. 또 샘슨은 투구수 100개 이상 경기가 11번이고, 110개 이상도 6번이나 된다. 즉 투구수에 있어 소사보다 여유가 있다. 투구이닝을 지금처럼 유지한다면 탈삼진 경쟁에서 소사에 뒤질 이유가 없다.

산술적인 계산에 따르면 올시즌 샘슨은 222개, 소사는 208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수 있다. 두 강속구 투수의 탈삼진 퍼레이드가 흥미롭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