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근우 때문이다. 정근우는 6일 원정 LG 트윈스전 7회초 우중월 2루타를 때리고 출루한 뒤 통증을 호소, 대주자 김태연으로 교체됐다.
정근우는 왼쪽 허벅지에 가벼운 근육통을 호소했다. 깜짝 놀란 한용덕 한화 감독은 정근우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정근우는 벤치에서 우선 아이싱 치료를 했다.
경기 후 정근우는 "다행이다. 근육통이 약간 올라오려 하는 느낌이었다. 감독님이 곧바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배려해 주셨다. 병원에는 가지 않아도 될 듯 하다. 내일 경기여부는 오늘 자고 나면 알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정근우는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밀어내기 볼넷도 있었고, 1사 후 정근우의 2루타 뒤 한화는 추가점, 이성열의 2점 홈런까지 터졌다.
한화로선 놀랄 수밖에 없었던 순간이다. 지난달 27일 김태균은 경기 도중 왼쪽 종아리 근육통을 호소했다. 김태균은 다음날 병원 검진 결과 근육손상 판정을 받았다. 치료와 재활에 4주에서 5주가 걸린다.
김태균이 없는 라인업에 정근우는 지명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이성열, 제라드 호잉 등 중심타선이 좌타 위주여서 오른쪽에서 힘을 더할 수 있는 타자가 부족한 상태다.
정근우는 최근 외야 수비연습까지 하고 있다. 2루 수비는 신인 정은원이 맡고 있다. 하지만 정근우의 역할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타격 뿐만 아니라 향후 수비에서도 보탬이 돼야 한다. 김태균 양성우에 이어 정근우마저 다치면 백업 야수가 부족한 한화로선 큰 출혈이 될 뻔했다.
한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이성열 정근우 등 베테랑 선수들과 선발 키버스 샘슨이 잘 해줬다. 중요한 경기를 잡았다"고 말했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