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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난 SK 김동엽 "방심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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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을 했던 것 같다."

프로야구 선수가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1년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선수는 없다. 좋지 않을 때, 그 슬럼프를 얼마나 빨리 이겨내느냐에 따라 스타급 선수로 성장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갈린다.

SK 와이번스 김동엽의 행보를 보면 올시즌 후 한층 더 성장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지난해 혜성처럼 나타나 22홈런을 치며 '힐만의 남자'로 인정받았다. 그리고 올해는 22홈런 기록을 쉽게 넘어설 기세다. 3일 KT 위즈전, 그리고 5일 삼성 라이온즈전 연속 홈런을 치며 시즌 홈런수를 14개로 늘렸다.

김동엽이 순항만 한 건 아니다. 개막 후 3월 6경기 타율 4할1푼7리 4홈런 13타점으로 훨훨 날았다. 4월에는 타율이 2할1푼4리로 떨어졌지만 그래도 홈런 6개를 추가했다. 하지만 5월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타율도 2할6푼9리로 높지 않은 가운데 홈런은 2개로 확 줄었다. 5월1일 삼성전 4안타 경기 후 23일 넥센 히어로즈전까지 2안타 경기를 한 적이 없었다. 부진에도 계속해서 경기에 나오자 팬들의 비난도 극심해졌다.

하지만 5월25일 한화 이글스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다시 감을 잡았다. 최근 11경기 연속 안타에 홈런수도 늘어나고 있다. SK는 김동엽이 중심타선 바로 뒤에서 얼마나 존재감을 발휘해주느냐에 따라 타선 전력이 왔다갔다할 수 있기에, 김동엽의 부활이 반갑기만 하다.

김동엽은 5월 부진에 대해 "지금 돌이켜보면, 다소 방심을 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하며 "시즌 초에 잘 맞다보니 나도 모르게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 그게 타격에 전체적으로 안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부진의 탓을 철저히 본인의 탓으로 돌렸다.

김동엽은 "좋지 않았던 시기에도 감독님께서 꾸준하게 믿어주셨다.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다. 연습을 더 열심히 했다. 정경배 타격코치님도 기술, 멘탈적 부분을 많이 짚어주셨다. 자신이 선수로 뛸 때 경험을 많이 얘기해주시니 나도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내가 부진하다고 고등학교 시절 코치님, 미국에서 야구할 때 만났던 코치님 등 은사분들까지 신경을 써주셨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엽은 최근 상승세의 기술적 이유에 대해 "정 코치님께서 타격 때 타석에서 몸이 빠져나가려고 하는 부분이 보인다고 하셨다. 그래서 스탠스를 크로스스탠스로 바꾸고, 몸을 더 안쪽으로 집어넣는 형태로 스윙을 하고 있다. 이 부분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준 것 같다. 정 코치님게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