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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변산' 박정민X김고은X이준익, 본적없는 스웩 청춘물 탄생할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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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박정민과 김고은, 그리고 이준익 감독이 만나 엄청난 스웩을 가진, 이 세상 처음 보는 청춘물을 만들었다. 과연 이들이 펼친 스웩이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청춘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청춘 영화 '변산'(이준익 감독, 변산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제작). 4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변산'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흑역사로 가득한 고향을 잊고 싶었던 무명 래퍼 학수 역의 박정민, 학수를 고향으로 강제 소환시킨 학수의 동창 선미 역의 김고은, 그리고 이준익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 '왕의 남자'(05) '라디오 스타'(06) '소원'(13) '사도'(15)에 이은 열세 번째 장편영화이자, '동주'(16) '박열'(17)에 이은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중 대미를 장식할 '변산'. 이 시대 가장 힘든 청춘들을 위한 스웩 넘치는 영화로 눈길을 끈다.

이어 '변산'은 이준익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박정민과 충무로 대세 김고은의 만남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박정민은 이준익 감독과 함께한 '동주'에서 송몽규 역으로 제37회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각종 영화제 시상식을 휩쓸며 연기 천재로 인정받았고 올해 1월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감독)에서 서번트증후군 진태 역을 완벽히 소화해 호평을 받았다. 매 작품 파격적인 도전을 마다치 않는 박정민. 그가 '변산'에서는 래퍼로 변신해 시선을 끌었다. 학수의 감정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랩 가사를 직접 쓰고 '변산' 크랭크 인 2개월 전부터 시작해 후반 작업을 위한 녹음까지 약 1년 가까이 랩 연습에 몰두한 박정민. 래퍼 얀키의 도움으로 캐릭터를 완성한 그는 또 한번 인생 캐릭터를 예고했다.

또한 김고은은 영화 '은교'(12, 정지우 감독) '차이나타운'(15, 한준희 감독), tvN 드라마 '도깨비' 등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충무로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번 '변산'에서 김고은은 통통한 모습의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8kg 증량을 감행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이번 '변산'에서는 각각 흑역사로 가득한 고향을 지우고 싶었던 빡센 청춘의 무명 래퍼 학수와 학수를 고향에 강제 소환시킨 동창생 선미로 완벽 변신해 독특한 케미스트리를 완성했다.

먼저 이준익 감독은 "청춘이라는 단어를 사회에서 많이 사용하는데 청춘이라는 개념 자체를 정의한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청춘 아니겠나? 젊어서 청춘이 아닌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끊임 없이 증명하기 위해 청춘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래퍼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믹스된 영화다.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나도 궁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정민은 "이번 '변산'의 학수는 이전 역할보다 가장 박정민과 가까운 인물이다. 물론 래퍼라는 뜻은 아니다. 캐릭터적으로 큰 변신을 꾀한 것은 아니다. 랩에 대해 열심히 했을 뿐이다"며 "사실 랩을 좋아하긴 했지만 잘하지 못했다. 이준익 감독과 술먹고 노래방에서 몇 소절 불렀을 뿐인데 그 모습을 보고 랩을 잘한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막상 도전해보니 쉽게 생각할 장르는 아닌 것 같다. 많이 어려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처음 '그것만이 내 세상' 촬영 당시 이준익 감독이 '정민아 너 랩 잘하지?'라고 전화가 왔다. 노래방에서 들었는데 잘하는 것 같더라고 하길래 그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래퍼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기획 중이라고 하셨는데 그 뒤로 빨리 잊어버리라고 말하곤 끊었다. 솔직하게 솔깃했는데 당시 촬영 중이던 영화에 다시 집중해야 해서 잊어버렸다. 이후 촬영이 끝나고 다시 생각나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 중 랩 네이밍이 '심뻑'이다. 심뻑은 사투리 중 하나다. 이준익 감독이 제안을 한 이름이다. 처음엔 '이상하다' 싶었다. 좀 멋있는 이름을 기대했다. 예를 들어 'HK'같은 느낌을 원했다. 그런데 또 반대로 생각하니 도끼, 넉살 같은 이름도 느낌이 있지 않나? 그런 의미로 심뻑에 마음이 가더라"며 "이준익 감독은 촬영장에서 'MC 컷오케이'라고 불렀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정민은 '변산' 촬영 중 흑역사에 대해 "도끼부터 매드크라운까지 우리나라 힙합 최고 실력자분들 앞에서 하루 종일 랩을 했다. 그날 너무 부끄러웠다. 그날 촬영 점심 때 이준익 감독이 래퍼들을 모아 함께 식사를 하면서 내 랩 실력에 대해 묻더라. 너무 도망가고 싶었다. 도끼가 '쇼미더머니' 2차 정도 올라갈 실력'이라고 답하더라. 너무 부끄러웠다. 그런데 조금 위로가 됐던 순간이 점심 이후 도끼가 복도에서 대사 연습을 하더라. 그 모습이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그럼에도 정말 그날은 너무 부끄러웠고 내겐 흑역사다. 도끼 앞에서 랩한 기억은 정말 지금도 이불킥을 할 정도다. 꿈에 나올 정도로 괴롭고 힘든 신이었다"며 고백해 장내를 파안대소하게 만들었다.

또한 박정민은 갯벌에서 액션 신을 찍은 것에 대해 "그냥 합이 있는 액션 신이 아닌 개싸움 신이었다. 그날 너무 힘들었는데 앞으로 작품을 결정할 때 갯벌이 있는 작품은 선택하지 않겠다고 다짐할 정도였다"며 "랩을 한 뒤 정말 많은 공이 들어간 장르라고 생각했다. 정말 어려운 장르고 쉽지 않다고 다시 한 번 느꼈다"고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스스로 '싸가지가 없는 모습(예의가 없다)'이 '변산'의 학수 캐릭터와 비슷하다고 밝힌 박정민. 이와 관련해 이준익 감독은 "정말 싸가지가 없다. 그런데 이 지점이 예의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있는 듯한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마치 무단횡단을 하는 가운데 길거리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것과 같다. 독특한 매력이 있는 배우인 것은 확실하다"며 박정민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준익 감독은 김고은을 캐스팅한 과정도 털어놨다. 그는 "사실 '도깨비'를 못 봤는데 김고은이 얼마나 대단한지 몰랐다. 그리고 박정민은 지금 엄청난 스타가 됐는데 상업영화를 위해 톱여배우가 필요했다. 그때 박정민에게 물어보니 '안 할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오더라. 그래도 혹시 몰라 제안을 했는데 김고은이 덥썩 출연을 결정해줬다. 나중에 '도깨비'를 봤는데 정말 엄청난 스타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김고은은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이준익 감독의 신작인데 어떻게 안 할 수 있겠나? 게다가 박정민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감이 컸다. 원래 박정민과 대학 동문으로 친했는데 작품으로는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이런 케미스트리를 보일 수 있겠나 싶어 출연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소원하던 박정민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박정민의 랩을 들었는데 기가 막혔다"라는 강렬한 극찬을 남겼다.

그는 "나는 늘 작품에서 예뻐야 할 역할을 맡지 못했다. '변산' 촬영하면서 많은 변신을 했는데 내가 촬영하면서도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선미라는 캐릭터가 마른 캐릭터가 아닌 것 같았다. 학창시절 평범하고 존재감 없는 친구들이 있지 않나? 선미는 그런 인물이었고 시각적으로 가깝게 가기 위해 적당히 통통하게 살을 찌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준익 감독은 "정말 나도 많이 놀랐다. 여배우인데 새벽에 라면 먹고 다음날 얼굴이 퉁퉁 부어 오고 일부러 찌운 살도 원래 통통한 줄 알았다. 스스로 못생겨지려고 계획된 노력을 기울였다"고 곱씹었다.

한편, '변산'은 박정민, 김고은, 장항선, 정규수, 신현빈, 고준, 김준한 등이 가세했고 '사도' '동주' '박열'의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7월 4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