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 물가 상승률이 3%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3%대의 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0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국의 식품 물가는 그동안 OECD 회원국 중 낮은 편에 속했다. 우리나라 식품 물가의 상승은 농산물의 가격이 급등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농산물 중에서도 서민 생활과 밀접한 쌀과 감자 등이 식품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이 농산물은 서민 생활과 밀접한 먹거리들이다.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수록 서민 가계 부담도 덩달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쌀과 감자 등의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는지의 여부가 밥상물가를 판가름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3일 OECD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2.9% 올랐다. 상승 폭만 놓고 보면 을 따지면 OECD 회원국 중 10번째로 높다. 지난 1월 국내 식품 물가 상승률이 OECD 국가 중 30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체감 상승폭은 더욱 커진다.
국내 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3분기까지 OECD 최상위권 수준에 속했지만 4분기부터 안정세를 보여 왔다.
OECD 내 순위를 보면 2016년 4분기에는 4.5%로 3위, 지난해 1분기에는 3.9%로 5위, 2분기에는 3.6%로 6위, 3분기에는 5.4%로 6위를 기록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창궐, 무더위, 집중호우 등의 요인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국내 식품물가 상승률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식품 물가상승률은 10월 1.7%(19위), 11월 0.5%(26위), 12월 0.2%(29위), 올해 1월 -0.3%(30위)까지 큰 폭으로 내렸다. 이상 기후와 AI에 따른 문제점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국내 식품 물가 상승률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올해 2월부터다. 2월 이례적이었던 한파의 영향으로 채소를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식품 물가 상승률은 전월 -0.3%에서 2.2%로 크게 올랐고, OECD 회원국 중 물가 상승률 순위도 30위에서 13위로 껑충 뛰었다.
3월에는 쌀을 중심으로 한 곡물가격이 오르며 식품물가는 1.5% 올라 OECD 회원국 중 20위를 기록했다. 이상 한파가 해소되며 채소값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며 상승률을 낮췄다. 그런데 4월 식품 물가는 2.9%가 오르며 물가 상승률이 한 달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4월 식품 물가가 폭등한 것은 감자 때문이다. 감자 가격은 76.9%나 오르며 2004년 3월(85.8%) 후 약 14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높은 가격 탓에 일각에선 '금자'라고 불릴 정도였다.
국내 식품 물가의 인상은 전체 물가 인상과 연결된다. 올해 2월부터 비교해 보면 한국 전체물가 상승률이 1.4%→1.3%→1.6%를 기록할 동안 식품 물가는 2.2%→1.5%→2.9%를 기록해 꾸준히 전체물가를 견인했다.
OECD 회원국의 5월 식품 물가 상승률에 대한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한국의 5월 식품 물가 상승률은 상위권에 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한국의 식품 물가 상승률은 2.5%였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1.5%보다 높았다.
감자 가격 상승폭이 줄어들며 전체 식품 물가 상승률을 낮추긴 했지만 채소류 가격 상승 폭(13.5%)이 여전히 커서 2% 중반대를 유지했다. 식품 물가 측정 대상은 크게 농·축·수산물과 공장에서 제조하는 가공식품 두 가지로 분류된다.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안정적인 가공식품보다는 등락이 큰 농·축·수산물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통계청 측은 향후 식품 물가는 쌀 가격이 더 올라가느냐 떨어지느냐에 따라 방향성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파나 고온, 호우 등 계절적인 요인에 따라 등락하는 품목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쌀 가격은 꾸준히 오르며 전체 식품 물가상승을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2월부터 가격이 계속 내리던 쌀은 작년 10월 8.5% 오르며 반등을 시작했다. 이후 쌀 가격은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3∼5월은 26.4%→30.2%→29.5% 등 20%대 후반의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