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량이 아주 많은 선수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3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날 2000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한 박용택에 대해 "오늘도 가장 먼저 나와 배팅 연습을 하고 참 열심히 한다"고 칭찬했다. 류 감독은 또 "배팅 훈련할 때 보면 타구 방향이 가운데에서 좌중간, 좌측으로 많다. 예전에 이승엽도 연습에서 그렇게 쳤는데, 용택이가 그렇게 하는 걸 보고 '너가 잘 치는 이유를 알겠다'고 해줬다"고도 했다.
즉 연습 배팅에서 힘을 잔뜩 넣고 잡아당겨 담장을 넘기기 보다는 정확히 맞히면서 감을 조정한다는 것이다. 좌타자의 경우 좌중간 쪽으로 잘맞힌 타구가 많이 나올수록 타격감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박용택도 정확히 맞히는 타격으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만들어 내는데 집중한다는 이야기다.
박용택은 올해 들어 두 가지 의미있는 기록을 달성했다. 2000경기 출전에 앞서 지난 2일 넥센전에서는 통산 200홈런을 터뜨려 역대 처음으로 통산 200홈런과 300도루(306개)를 함께 달성한 선수가 됐다. 박용택은 2000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한 뒤 "2000경기 출전, 200홈런은 항상 함께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이라면서 "오래 야구를 했는데 항상 즐겁지만은 않았지만 잘 버텨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모습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KBO리그에서 '기록의 사나이'를 꼽으라면 송진우 양준혁 이승엽 등을 들 수 있는데 올시즌 박용택 이 반열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송진우는 통산 최다승(210승), 최다이닝(3003이닝), 최다탈삼진(2048개), 최다 타자수(1만2708명)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양준혁은 통산 최다안타(2318개), 최다4구(1278개)의 주인공이다. 이승엽은 통산 최다홈런(467개), 최다루타(4077개), 최다득점(1355개), 최다타점(1498개) 기록을 세웠다.
이들 기록 가운데 박용택이 노리는 게 하나 있다. 바로 통산 최다안타 부문이다. 이날 현재 박용택은 개인통산 2293안타를 기록중이다. 양준혁의 최다안타 기록에 25개가 남았다. 가시권이다. 시즌을 앞두고 이미 최다안타의 주인공이 올해 바뀔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던 터다. 박용택은 59경기에서 68안타를 터뜨렸다. 지난 16일까지 타율 2할8푼1리로 주춤했던 박용택은 이후 16경기에서 21안타를 치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최근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중이다. 팀의 상승세와 함께 자신의 타격감도 끌어올린 만큼 이달 내 최다안타 기록을 작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는 6월에 23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박용택은 언젠가 "내 목표는 3000안타"라고 농담처럼 얘기했었다. 1979년생인 그는 우리 나이로 마흔이다. 3000안타까지는 아주 먼 느낌이다. 매년 150안타를 때려도 올해를 포함해 5~6시즌을 더 뛰어야 한다. 45~46세까지 현역으로 남아야 한다.
3000안타 달성 여부를 떠나 박용택에게는 동기부여다. 올해는 3년전 LG와 맺은 4년 FA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올 겨울 다시 FA 자격을 얻는데, 롱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면 올해도 주력 타자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일단 통산 최다안타라는 이정표가 기다리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