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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km의 차이. 김광현-유희관 자존심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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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148㎞로 한국의 왼손 투수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김광현(SK 와이번스)과 평균 130㎞의 가장 느린 공을 던지는 유희관(두산 베어스)의 구속의 차이는 18㎞나 된다.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둘의 피칭을 잠실벌에서 볼 수 있었다. 5월의 마지막날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SK 와이번스전서 두 왼손 투수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둘 다 잘던져야 하는 이유를 안고 등판했다. 김광현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복귀해 환상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 인천에선 상승세의 한화를 상대로 8이닝 3안타 1실점의 괴력을 선보였다. 150㎞가 넘는 빠른 공과 140㎞대의 고속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적절하게 섞은 공격적인 피칭으로 투구수를 줄여 100개 미만의 피칭으로도 6이닝 이상을 던지는 이상적인 피칭을 하고 있다. 이러한 피칭이 가장 끈질긴 승부를 펼치는 두산에도 통할지가 궁금했다.

유희관은 올시즌 굉장히 부진했다. 두번째 등판인 4월 3일 LG전서 6⅔이닝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 이후 5경기 연속 부진을 보여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왔다. 복귀후 첫 선발 등판이던 25일 잠실 삼성전서 6⅓이닝 동안 7안타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해 희망을 보였다. 홈런군단 SK를 맞아 호투한다면 유희관도 자신감을 찾을 수 있고, 팀에서도 유희관에 대한 믿음이 커질 수 있었다.

둘 다 승패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어느정도의 성과를 거두기는 했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8안타 7탈삼진 2실점했고, 유희관은 5⅓이닝 동안 4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최고 155㎞의 빠른 공을 뿌렸다. 슬라이더는 웬만한 투수의 직구 구속인 144㎞를 찍었다. 이런 힘있는 공으로 두산 타자와 만났다. 초반 공이 좀 높게 제구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1사후 최주환에게 2루타, 박건우에게 3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이후 후속타자들을 잡아내 추가실점을 막았다. 2회말에도 2사후 3안타를 연속 맞아 1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내 안정을 찾았다. 제구가 잘 안되는 공도 더러 있었지만 구위로 두산 타자들을 눌렀다. 2-2 동점이던 6회말 김재환에게 2루타,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3루의 가장 큰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 3타자를 삼진 2개와 내야땅볼로 잡아냈다.

유희관은 좋은 피칭을 하다가 큰 것을 맞은게 아쉬웠다. 최고 134㎞의 직구와 105㎞의 커브, 120㎞대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로 SK 타선을 막았다. 구속은 그리 다르지 않았지만 공에 힘이 있어보였다.

3회까지는 볼넷 1개만 주고 노히트행진. 타순이 한바퀴 돈 뒤 4회초 선두 2번 한동민에게 2루타, 3번 로맥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1점을 내줬다. 2-1로 앞선 6회초 1사후 로맥에게 동점 중월 솔로포를 맞은 것이 두고두고 아쉬울 듯. 선두 한동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로맥에게 던진 초구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렸고, 이것을 로맥이 가볍게 때려냈다. 이후 수비 실책과 안타로 1사 1,3루의 위기를 맞고 박치국으로 교체됐다.

둘은 2-2 동점 상황에서 강판돼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김광현은 제구가 잘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도 집중력을 보이며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고, 유희관은 5회까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선발 로테이션에 확실하게 안착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