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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고전 원더골'이강인, 가치증명하는 데 4분이면 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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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2, 역전패는 뼈아팠지만 2001년생 이강인의 재능은 눈부셨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19세 이하(U-19) 대표팀이 31일 자정(한국시각) 프랑스 살롱드프로방스 스타드 도뇌르 마르셀루스탕에서 펼쳐진 2018년 툴롱컵 국제대회 토고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1대2로 아쉽게 역전패했다.

정 감독은 4-2-3-1 포메이션에서 오세훈(울산)을 꼭지점으로 2선 공격라인에 엄원상(아주대), 이강인, 조영욱(FC서울)을 내세웠다. 전세진(수원삼성)과 고재현(대구FC)이 더블 볼란치로 섰고, 이규혁(동국대), 이재익(강원), 고준희(보인고), 황태현(안산그리너스,주장)이 포백라인에 포진했다. 민성준(고려대)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반 4분만에 '17세 막내' 이강인(발렌시아)의 왼발이 번쩍 빛났다. 박스 오른쪽에서 조영욱이 건넨 패스를 이어받자마자 환상적인 왼발 터닝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프랑스와의 1차전에서 보여준 번뜩이는 축구센스는 눈부셨다. 상대 수비가 자리도 잡기 전 전광석화같은 움직임, 자신감 넘치는 왼발 슈팅으로 골망 오른쪽 위를 시원하게 뚫어냈다.

전반 7분 이강인이 왼쪽 측면을 파고드는 엄원상에게 건넨 패스도 센스가 넘쳤다. 21세 이하 선수, 자신보다 3~4살 많은 선수들로 이뤄진 '유럽 최강' 프랑스전에서 보여준 당당하고 위협적인 플레이를 토고전에서도 그대로 이어갔다.

그러나 전반 17분 덴키에게 아쉬운 동점골을 허용했다. 박스 정면에서 오른발로 날린 슈팅이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전반 19분 토고 수비를 흔들며 조영욱 등이 잇달아 날린 슈팅이 불발됐다. 전반 33분 수비라인이 무너지며 통한의 역전골을 허용했다. 우고도의 패스를 이어받은 덴키가 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오른발로 또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8분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을 뚫어낸 후 최전방 오세훈에게 연결한 슈팅이 불발됐다. 1-2로 전반을 마쳤다. 스코어는 밀렸지만 경기내용에서는 밀리지 않았다. 좌우 측면에서 엄원상과 조영욱이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볼점유율은 59.1%대 40.9%로 앞섰고, 슈팅도 8대7, 유효슈팅도 4대3으로 앞섰다.

후반 시작과 함께 조영욱 대신 정호진이 투입됐다. 한국은 끊임없이 동점골을 노렸지만 수비 뒷공간이 무너지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후반 9분 토고의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후반 14분 이강인이 자신이 빼앗긴 볼을 끝까지 되찾아 오는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19분 상대 미드필더 마르코 보코가 엄원상에게 고의적 파울을 하며 두번째 옐로카드로 인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후반 20분 전세진 대신 이상준이 투입됐다. 한국은 보코의 퇴장으로 11대10, 수적 우위속에 우세한 경기를 이어갔으나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후반 25분 황태현의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 이강인의 크로스에 이은 고준희의 헤더가 아쉽게 빗나갔다. 결국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한 채 1대2로 패했다. 아쉬운 역전패속에 '2001년생 소년' 발렌시아의 이강인이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한국팀의 유일한 골을 기록하며 가치를 입증했다.

툴롱컵은 개최국 프랑스와 지난 대회 우승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포르투갈, 터키, 멕시코, 캐나다, 토고, 카타르, 중국, 일본 U-21 대표팀과 한국 U-19 대표팀이 참가했다. 한국은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내년 폴란드에서 열리는 U-20월드컵을 겨냥해 19세 이하 대표팀의 경험과 조직력을 다지는 차원에서 어린 선수들을 출전시켰다. U-19 챔피언십에서 4위 내에 들어야 U-20 월드컵 출전이 가능하다.

툴롱컵에 출전한 12개팀은 4개팀씩 3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후 각조 1위와 2위 한팀이 4강에 오른다. 전후반 각 40분씩 진행되며, 4강에 오르지 못한 모든 팀들이 순위결정전을 통해 순위를 가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