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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vs 착취' bhc-점주협의회 갈등 심화…소송전으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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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프랜차이즈 bhc 본사와 가맹점주가 높은 영업이익률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본사 측은 '상생의 결과'라고 평가하는 반면, 가맹점주들은 '착취'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장사를 해도 남는 게 없다"며 본사의 '갑(甲)질'을 규탄하는 가맹점주들의 모임 'bhc점주협의회'에 맞서 본사 측은 "상생의 결과를 폄훼해 억울하다"고 반박하고 있는 것.

이런 와중에 bhc본사가 365일 영업 강요를 해왔다는 bhc점주협의회의 주장이 나오고, 이에 대해 본사 측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업계 안팎에선 양측의 의견이 워낙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만큼 법정소송으로 비화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bhc와 가맹점주들간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23일 bhc협의회가 국회 정문 앞에서 설립 총회를 개최하면서다. bhc협의회는 이날 bhc의 갑질 중단과 함께 가맹점주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bhc 협의회 출범에는 전체 가맹점주 1400여명 중 절반이 넘는 780여명 가량이 참여했다.

bhc협의회는 "외국계 사모펀드에서 운영하고 있는 bhc 본사는 최근 몇 년간 전례가 없는 업계 최고의 성장을 달성했다"며 "본사는 성장하고 있지만 가맹점주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고, 이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 원인은 착취 구조에 있다"고 밝혔다. 본사의 갑질에 그동안 피해를 쉬쉬하고 있었지만 생존권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협의회를 구성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bhc가 가맹점주와 상생경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던 것과 전혀 다른 주장이다.

bhc의 지난해 매출은 2391억원이다. 1위 업체인 교촌의 3188억원보다 적지만 영업이익은 bhc가 648억만원으로 교촌의 204억원보다 4배 가량 많다. bhc의 영업이익률은 BBQ 등 다른 치킨업체와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다.

bhc협의회는 bhc의 높은 영업이익률이 본사가 가맹점에게 공급하는 주요 식자재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등의 갑질로 거둘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튀김유 공급가의 폭리와 광고비 등 가맹점에서 받은 부당이익으로 본사 배만 불렸다는 주장이다. 지정호 bhc협의회 회장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고객은 가맹점주"라며 "본사 영업이익의 증가는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구매해 가맹점주에게 비싼 가격에 판매해 발생한 것이 아니냐"고 항변했다. 그는 이어 "bhc는 2017년 부터 닭공급가격에 광고비를 포함시켜왔고 튀김유의 경우 가맹점주로부터 50%이상의 마진율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은 치킨가격 인상이 아닌 필수품목 공급 가격 인하를 통해 본사와 가맹점주가 함께 상생하자는 게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bhc협의회는 이날 본사를 상대로 부당 갑질 행위 중단, 필수품목 공급가격 인하와 원가공개, 광고비 등 가맹점에서 받은 부당이익 내역 공개와 반환, 협의회 인정 등을 요구하며 6월30일까지 공식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bhc 측은 "bhc협의회의의 입장 발표는 유감스럽다"며 "bhc협의회의 원가 요청은 가맹점의 정당한 권리인 만큼 합리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상생을 강조해왔던 만큼 상생 차원에서 협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최대한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문제 해결에 실마리가 풀리는 듯 했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했다. bhc가 지난달 하순부터 가맹점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365일 가게 운영할 것을 강요하는 지침을 내렸다는 주장이 28일 나오고부터다. bhc협의회는 가맹점주마다 받은 문자의 내용은 다르지만 bhc가 본사에 사전 통보 없이 가맹점주가 쉬면 내용증명을 보내겠다는 내용으로 휴일까지 제한하는 갑질을 해왔다고 밝혔다. 가맹점주는 본사 소속 사원이 아닌 독립사업자인 만큼 영업강요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bhc측은 이같은 주장이 제기된 이후 즉각 반발했다. 해당 문자를 보낸 것은 맞지만 갑질은 아니라는 것이다. bhc 측은 "본사 측에 사전 통보 없이 휴무할 경우 고객의 불만이 많았다"며 "가맹계약서에 의거해 정당한 요청을 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치킨 가격을 한 때 2000원 인하한 적이 있는데, 점주에게 하나도 부담시키지 않았다"며 "그동안 bhc가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상생경영을 펼친데 따른 것으로 bhc협의회의 주장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bhc협의회가 요구하고 나선 갑질행위 중단, 필수품목 공급가격 인하와 원가공개, 광고비 등 가맹점에서 받은 부당이익 내역 공개와 반환에 대해서도 "갑질을 하거나 필수품목의 가격을 올린 적이 없고, 광고비 등 가맹점에서 받은 부당이익 등이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bhc협의회가 터무니없는 음해성 주장으로 기업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어 선량한 가맹점주의 보호를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설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bhc와 bhc협의회 측의 주장이 극명히 엇갈리며 감정의 골까지 깊어지고 있어 원만한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양측의 한가지 결론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으로 맞고서 있다면 결국 마지막에는 법정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순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이어 "프랜차이즈업계의 특성상 가맹점주와 본사의 갑질 다툼은 기업이미지 훼손으로 인해 고객 외면으로 이어져 서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양측이 불필요한 폭로전 보다는 치킨값 인상 대신 원가와 배달앱 수수료 관련 협의를 통해 본사와 가맹점주간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 진정한 상생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