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발 연이은 대형 악재에 프로야구가 신음하고 있다. 나머지 9개구단과 리그 사무국도 전전긍긍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9일 오전 장윤호 사무총장 주재로 연석회의를 가졌다. 1차로 내놓은 결과는 특별조사위원회와 현금트레이드 금액(6억원) 환수조치다.
하지만 실질적이고 실효성있는 강력 제재는 아니다. 정규시즌이 치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넥센이 리그 운영과 선수들을 볼모로 잡고 벼량 끝 전술을 펼치는 모양새다. 현재로선 이장석 전 대표 야구계 영구추방이나 구단 매각명령 등 중징계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BO는 지난해 넥센 강윤구와 NC 다이노스 김한별, 넥센 윤석민과 KT 위즈 정대현-서의태 등 두 건의 선수 간 트레이드에 대해 현금이 각각 1억원, 5억원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세 구단은 전날(28일) 언론보도로 드러난 현금트레이드에 대해 뒤늦게 시인했다. KBO는 특별조사위원회 구성과 6억원 환수(야구발전기금으로 쓰기로함)를 선언했다. KBO가 밝힌 대로 명백한 규약 위반, 리그 질서와 투명성, 신뢰도를 훼손한 심각한 사안임에도 단편적인 조치밖에 취하지 못했다. 향후 상벌위가 열리지만 재발방지 등을 규정할 묘안은 없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고민이 크다. 일련의 사태는 전례가 없다. 임원들이 인센티브까지 챙겼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참담하다"고 했다. 하지만 "리그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리그의 안정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KBO 조치로 인해 히어로즈 선수단의 경기력이나 선수들이 불안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래선 안된다. 신중하게 더 논의하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정운찬 총재 역시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여기고 있지만 리그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O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메이저리그의 경우 문제를 일으킨 구단에 대해 리그 사무국이 매각 명령을 내린 전례가 있지만 현상황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영구 제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구단 단장을 영구제명하기도 했지만 단장은 직원이다. 이장석 전 대표는 야구단 지분 67%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다.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