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승리는 상관없다.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선발 투수들이 하는 얘기다. 본인이 승리투수가 되는 것보다는 팀의 승리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뜻이다. 팀이 이기기 위해 많은 이닝을 적은 실점으로 소화하고 싶은 것이 투수들의 마음이다. 물론 팀이 이기고 자신이 승리투수가 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다.
어떤 선발 투수가 가장 많이 팀 승리를 이끌었을까. 개인 성적엔 상관없이 팀 성적이 좋은 투수는 누구일까.
26일까지 8차례 이상 선발등판했던 투수로 조사한 결과 가장 높은 승률을 보인 '필승카드'는 SK 와이번스의 박종훈이었다. 10번 선발등판했는데 팀이 8번이나 이겼다. 보통 5이닝 정도만 던지는 박종훈이지만 승운이 따랐다. 본인도 6승2패라는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위는 7승2패를 기록한 SK 앙헬 산체스와 한화 이글스 김재영이었다. 산체스가 등판했을 때 SK가 7연승을 달렸는데 최근 2연패 중. 김재영은 9번 등판에서 3승1패를 기록했지만 팀은 7번이나 이겼다. 그만큼 승운이 있다는 뜻이다.
4위는 두산 베어스의 조쉬 린드블럼이다. 그가 등판했을 때 8승3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본인도 7승2패로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LG 트윈스 임찬규와 두산의 후랭코프, 롯데 자이언츠의 김원중도 등판했을 때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더 많이 했다. 팀이 7승3패로 더 많이 웃었다. 승률이 7할.
팔꿈치 수술 후 관리를 받고 있는 SK 김광현이 등판했을 때도 팀 성적이 좋다. 팀이 6승3패로 승률이 6할6푼7리다. 예전보다 훨씬 좋아진 구위와 제구력으로 적은 투구수로도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팀 승리를 이끈다.
지난해 20승을 올린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과 헥터는 올시즌 나란히 팀 성적 7승4패를 기록하고 있다. 들쭉날쭉하다던 헥터지만 최근 4연승을 하며 헥터=승리 공식을 다시 만들고 있다.양현종 역시 최근 4연승을 달렸다가 26일 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반대로 가장 승률이 낮은 투수는 SK 문승원이었다. 2위를 달리는 SK지만 아픈 손가락이다. 올시즌 2승3패의 성적을 올렸는데 팀은 2승7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2할2푼2리에 불과했다. NC 다이노스의 이재학도 승운이 없는 편. 11번의 등판에서 자신은 2승5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팀이 3승8패를 기록했다. 승률 2할7푼3리. 그나마 26일 KIA전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승률이 올랐다.
삼성의 보니야와 윤성환은 나란히 팀성적 3승7패를 기록했고, 롯데 윤성빈은 3승6패로 3할3푼3리에 그쳤다. 브리검이 등판했을 때 넥센도 4승7패로 좋지 않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