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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훈남정음' 황정음, 이래도 뻔한 연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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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로코퀸' 황정음이 2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황정음은 SBS 수목극 '훈남정음'에서 여주인공 정음 역을 맡아 컴백했다. '지붕뚫고 하이킥'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등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특히 좋은 성적을 거둬왔던 황정음인 만큼 그의 복귀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특히 2011년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남매 호흡을 맞췄던 남궁민과 7년만에 재회, 연인 호흡을 맞춘다는 것도 관심 포인트였다.

하지만 '훈남정음'이 시작된 뒤 황정음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역시 망가지는 연기'라며 그를 칭찬하는 쪽도 있지만, '뻔한 연기'라며 악플을 달기도 했다. 그렇다면 정말 황정음의 연기는 뻔하고 식상한 것일까.

사실 황정음은 로코퀸 이미지가 강해서 그렇지 상당히 다양한 연기를 보여왔다. '자이언트'에서는 초반의 연기력 논란을 딛고 걸크러시 연기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했다. '비밀'에서는 가슴 절절한 멜로 연기로 재평가를 일궈냈다.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는 치매 할머니와 지적 장애인 아버지를 모시는 꿋꿋한 소녀가장 봉우리 역으로 현실형 연기를 선보여 흥행을 이끌었다. '골든타임'에서는 생얼 투혼으로 생생한 메디컬 드라마를 만들었다. '돈의 화신'에서는 뚱녀 분장까지 감행하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아니더라도 황정음은 이처럼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왔다.

'훈남정음'에서도 황정음의 디테일은 살아있다. 생얼에 가까운 얼굴과 수수한 패션으로 '연애를 거부하는 커플 매니저'라는 캐릭터 설정을 살려냈다. 특유의 망가지는 연기는 좀더 업그레이드 됐다. 주먹을 부르는 애교와 오버 액션으로 코미디를 극대화하며 확실한 웃음 포인트를 만들고 있다.

24일 방송에서도 마찬가지. 유정음은 실수로 강훈남(남궁민)을 한강에 빠뜨렸다. 그러다 경찰을 보고는 경악, 강훈남을 부축하며 도망치기 위해 발버둥쳤다. 강훈남은 유정음이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 오해했고 경찰서까지 향한 유정음은 울면서 양코치(오윤아)의 사연을 털어놨다. 강훈남은 다시는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지 말라며 유정음을 풀어줬다.

하지만 유정음의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자신이 맡은 회원 육룡(정문성)이 8명의 여자 회원을 동시에 만나는 바람에 상대로부터 한번도 오케이를 받아본 적 없는 제로 회원들을 3달 안에 커플 매칭 시켜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분노한 유정음은 육룡을 통해 연애비법칼럼인 훈남정음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리고 칼럼 에디터 찰리(조달환)을 만나고자 했다. 하지만 훈남정음은 사실 강훈남이 대필하고 있던 작품. 절친 최준수(최태준)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된 유정음은 강훈남을 만나기 위해 나섰다.

이처럼 '훈남정음'은 남녀 주인공의 우연한 만남이 거듭되고 갖은 악재와 오해 속에서 상대의 진면목을 알고 사랑에 빠진다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전개를 따르고 있다. 스토리 자체가 뻔하고 흔하지만, 황정음은 머리채를 잡히고 뛰고 구르는, 망가짐을 불사한 연기로 극에 감칠맛을 더하고 있다. 능글맞음의 끝을 보여주는 남궁민과의 케미 또한 일품이다.

사실 한 배우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작품마다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럼에도 업그레이드된 코미디를 선보이는 황정음의 연기가 과연 뻔한 것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지점이다.

silk781220@sportschosun.com